美 공동연구팀 원시 포유류 3종 발견
6600만년 전 중생대 백악기 말 지구를 지배했던 공룡이 갑자기 사라지는 ‘다섯 번째 대멸종’이 발생했다. 공룡이 사라진 뒤 등장한 원시 포유류들이 폭발적 진화를 거쳐 현재에 이르고 있다.
서울신문 DB
서울신문 DB
그렇지만 사람들에게 가장 익숙한 대멸종 사건은 다섯 번째 대멸종이다. 6600만년 전 중생대 백악기 말에 발생한 다섯 번째 대멸종의 원인으로 기후변화, 운석충돌, 화산폭발 등이 지목되고 있지만, 어느 것이 결정적이고 치명적이었는지는 여전히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어쨌든 이 사건으로 공룡을 비롯한 지구상 존재하던 생물체 75%가 순식간에 소멸됐다.
원시 포유류는 공룡이 멸종되기 직전부터 등장하기 시작했다. 과학자들은 이들이 공룡 멸종 이후 폭발적이고 빠른 속도로 진화한 것이라고 밝혔다.
사이언스 제공
사이언스 제공
미국 콜로라도 볼더대 지질과학과, 콜로라도 자연사박물관 공동연구팀은 다섯 번째 대멸종을 전후해 등장한 작은 크기의 포유류, 일명 ‘호빗 생물’ 3종을 새로 발견하고 고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계통 고생물학’ 8월 18일자에 발표했다. 이번에 발견된 3종의 호빗 포유류는 포유류 진화가 공룡 멸종 이후 매우 빠르게 진행됐다는 것을 보여 주는 증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연구팀은 서로 다른 세 종류의 고생물들 아래턱뼈와 이빨 일부분을 발굴하는 데 성공했다. 아래턱뼈와 이빨은 고생물의 특성과 생활방식, 신체 크기 등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다. 연구팀은 비슷한 시기에 등장한 것으로 알려진 원시 포유류 29종의 이빨과 아래턱뼈를 해부학적으로 비교한 결과 새로운 종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들 3종의 동물은 백악기 말 공룡이 멸종한 직후부터 신생대의 시작인 팔레오기 팔레오세 초기에 북미 지역에 등장했다. 이번에 발견된 포유류들의 성체 크기는 생쥐부터 집고양이 정도로 확인됐다.
공룡이 사라진 직후 등장한 원시 포유류인 코나코돈 헤팅게리, 미니코누스 제아니내, 베오르누스 호네이의 상상도. 생쥐부터 고양이 크기에 불과한 포유류는 독특한 이빨 구조를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현재 말, 소, 하마 등 발굽이 있는 동물들의 조상으로 추정된다.
미국 콜로라도 볼더대·바나나아트스튜디오 제공
미국 콜로라도 볼더대·바나나아트스튜디오 제공
이들의 가장 큰 특징은 이전 생물들과 달리 독특한 이빨 구조로 돼 있다는 점이다. 기존 원시 포유류과 비교했을 때도 작은 어금니 크기가 더 크고 사람의 어금니 위쪽처럼 이빨 법랑질 융기를 가진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이런 이빨 구조를 근거로 이들 호빗 포유류가 육류뿐만 아니라 질긴 식물까지도 쉽게 먹을 수 있는 잡식성이었던 것으로 파악했다.
연구를 이끈 재린 에벌 콜로라도대 교수(척추고생물학)는 “이번 연구는 그동안 원시 포유동물이 거의 발견되지 않았던 북미 서부 지역에서 새로운 종을 찾아냄으로써 공룡이 멸종한 직후 처음 수십만 년 동안 기존에는 볼 수 없었던 포유동물들이 세계 곳곳에서 폭발적으로 나타났으며 급속한 진화를 통해 지금에 이르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알 수 있게 해 줬다”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2021-08-19 2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