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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李 ‘탄핵 발언’ 갈등은 봉합… 경선 주도권 장악 힘겨루기 계속

尹·李 ‘탄핵 발언’ 갈등은 봉합… 경선 주도권 장악 힘겨루기 계속

강병철 기자
입력 2021-08-12 20:38
업데이트 2021-08-13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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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측 신지호 “탄핵”에 李 “공격 목적 명확”
김재원 “신, 캠프 떠나라”… 윤리위 요구
신 부실장, 논란 확산되자 “대표께 사과”

尹, 李대표에게 직접 전화 걸어 이해 구해
‘토론회 참여 오늘 결론’ 요구엔 즉답 피해
李대표 휴가중 원내대표와 상주서 회동
윤석열 전 검찰총장,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연합뉴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연합뉴스
국민의힘 역대 최고 지지율을 끌어낸 이준석 대표와 야권 1위 대선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갈등이 악화일로다. 급기야 윤 전 총장 측 인사가 ‘탄핵’을 거론하면서 양측의 갈등은 일촉즉발 상황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파문이 커지자 윤 전 총장이 직접 이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이해를 구했지만 갈등의 본질은 경선 국면의 주도권 장악에 있는 만큼 쉽게 봉합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윤 전 총장 캠프 신지호 총괄부실장은 지난 11일 CBS 라디오에서 “당대표의 결정이라 할지라도, 아무리 대한민국의 대통령이라 할지라도 헌법과 법률에 근거하지 않은 것은 탄핵도 되고 그런 거 아닌가”라고 말해 기름을 부었다. 권한이 없는 경선준비위원회가 이 대표의 뜻에 따라 18일 토론회를 열기로 한 데 대해 불만을 재차 표한 것이다.

여기에 이 대표가 페이스북에 “탄핵 얘기까지 드디어 꺼내는 것을 보니 계속된 보이콧 종용과 패싱 논란, 공격의 목적이 뭐였는지 명확해진다”면서 “캠프 내 주요한 직에 있는 사람들의 부적절한 언급에 대해 어떤 신속하고 적절한 조치가 있는지 보겠다”고 경고했다. 그동안 윤 전 총장을 두둔해 왔던 김재원 최고위원도 12일 “(신 부실장은) 캠프를 떠나라”고 일갈한 뒤 당 윤리위원회의 처분을 요구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신 부실장은 “이 대표를 겨냥한 발언이 아니다”라고 첫 번째 입장문을 냈고, 5시간 뒤 다시 입장문을 내 “오해의 소지가 있는 발언으로 풀이돼 당과 당대표께 부담을 드리게 된 점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윤 전 총장도 휴가 중인 이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대표님과 내가 같이 가야 하지 않겠느냐. 이해해 달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당 대표 입장에서 그 말을 신뢰하겠다”면서 “상황을 개선해 보려는 노력들을 할 때마다 캠프 관계자라는 사람들의 익명 인터뷰 몇 번에 기조가 무너지는 일이 더이상 반복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밝혔다.

탄핵 발언 논란은 윤 전 총장 측 사과로 일단락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도부 패싱’에서 시작된 갈등은 ‘경선버스’ 출발 이후까지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국민의힘이 트라우마를 갖고 있는 탄핵이란 표현까지 등장한 것도 감정의 골이 깊다는 방증이다.

윤 전 총장이 18일 토론회를 비롯해 경선준비위가 마련한 프로그램에 적극 호응한다면 봉합의 계기가 마련될 수도 있다. 하지만 윤 전 총장 측도 대선 경선 유불리와 관련이 깊은 만큼 무작정 ‘이준석표 경선’ 프로그램을 수용하긴 힘들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이 대표와의 통화에서도 ‘토론회 참여 여부를 오늘 결론 내 달라’는 이 대표 요구에 즉답을 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선준비위의 ‘월권’ 논란이 커지면서 이 대표는 휴가임에도 이날 저녁 김기현 원내대표와 경북 상주에서 긴급 회동을 하고 대책을 논의했다. 다른 대선주자들은 자제를 촉구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정권 교체를 바라는 국민이 안심할 수 있도록 당이 단합되는 모습을 보여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고,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샅바싸움하다가 큰일을 그르칠 수 있다는 위기 의식을 느낀다”고 밝혔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2021-08-13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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