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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가 변란에 직면했으니…” 의암 유인석 선생 항일 상소문 초고 첫 공개

“나라가 변란에 직면했으니…” 의암 유인석 선생 항일 상소문 초고 첫 공개

조한종 기자
입력 2021-08-12 15:08
업데이트 2021-08-12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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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암 유인석 선생 상소문 초고 언론에 공개
의암 유인석 선생 상소문 초고 언론에 공개 강원도독립운동기념관건립추진위원회(추진위)가 12일 강원 춘천시 효자동 사무실에서 항일의병투쟁을 주도한 의암 유인석 선생이 1896년 고종 황제에게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상소문 초고를 공개하고 있다.
이 상소문은 최근 의암 선생의 증손 유연창 옹의 집수리 과정에서 발견돼 추진위에 전달한 것으로, 구한말 의병을 이끈 항일운동 지도자의 결의와 애국심이 절절하게 담겼다. 2021.8.12 연합뉴스
“나라가 변란에 직면했으니 원수를 갚지 않으면 신하라 할 수 없사옵니다.”

일제강점기 의병장이었던 의암 유인석 선생의 항일정신이 담긴 상소문 초고가 공개됐다.

강원도독립운동기념관건립추진위원회(추진위)는 제76회 광복절을 사흘 앞둔 12일 강원 춘천시 효자동 사무실에서 의암 선생이 1896년 고종 황제에게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상소문 초고와 유품을 공개했다.

상소문은 최근 의암 선생의 증손 유연창 옹의 집수리 과정에서 발견돼 후손들이 추진위에 전달한 것으로, 고친 흔적이 있어 상소를 올리기 전 초고로 분석된다. 가로 2.8m, 세로 30cm 크기의 상소문은 의암이 구한말 의병을 이끈 항일운동 지도자로서의 결의와 애국심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1895년 을미사변과 단발령에 따른 고종의 단발 등 국운이 기울자 전국 각지 의병들이 본격적으로 일어났던 다음 해 쓰였고, 의암 선생의 각오와 의병운동의 당위성 등이 고스란히 담겼다.

의암은 상소문에 조선 주재 일본 공사 미우라 고로의 지휘 아래 명성황후를 시해한 을미사변에 대해 ‘재앙을 당하셨다’라고 적었고, 김홍집 내각에 의해 발표된 단발령에 따라 황제가 단발을 시행한 것을 두고 ‘치욕을 받으셨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냈다.

또 이 같은 상황을 ‘나라가 금수와 같은 지경에 빠졌다’고 판단하고 ‘나라가 변란에 직면하였으니 이 원수를 갚지 않으면 신하라 할 수 없으며 난신적자(亂臣賊子)를 처단해야 한다’는 결의를 강변했다.

의암의 증손 유연창 옹은 춘천시 남면 가정리 자택을 수리하던 중 상소문 초고를 발견해 이날 추진위에 기탁했다.

남귀우 추진위 사무국장은 “이날 공개한 상소문 초고본은 조선 말 큰 학자가 바라본 나라의 위기와 그 속에서 의병 운동을 일으켜 싸워야 하는 지식인의 고뇌가 담긴 귀한 사료”라면서 “이를 기꺼이 기탁해준 유연창 옹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추진위는 앞으로 건립될 강원도독립운동기념관에 상소문 초고본을 상설 전시할 계획이다.

의암 유인석 선생은 구한 말 대학자로서 학생을 가르치던 중 1895년 일제가 명성황후를 시해하고 을미사변을 일으키자 붓 대신 칼을 잡고 분연히 떨쳐 일어났다.

의병 3000여 명을 지휘하는 의병장이 된 의암은 국내외 곳곳을 누비며 일본군과 일본 앞잡이가 된 친일 관료들을 처단하는 등 큰 전과를 올렸고 중국 요동과 러시아 연해주 지역의 산과 들을 누비며 목숨을 걸고 구국 투쟁을 전개했다. 이후 1915년 중국으로 망명해 최후 저술인 ‘도모편’을 저술하다 74세 나이로 생을 마쳤다.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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