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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차별” 주장에 美위스콘신대, 고대 암석 철거… 링컨 동상은 유지

“인종차별” 주장에 美위스콘신대, 고대 암석 철거… 링컨 동상은 유지

홍희경 기자
홍희경 기자
입력 2021-08-09 14:14
업데이트 2021-08-09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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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5년부터 미국 위스콘신대 교내 천문대힐을 지켜 왔던 무게 70t의 체임벌린 바위가 지난 6일(현지시간) 철거됐다고 폭스뉴스가 8일 보도했다. 검은 암석이 섞인 이 바위가 흑인을 비하하는 속어로 불린 적이 있으며, 이에 따라 이 바위를 인종차별 상징물로 봐야 한다는 소수인종 학생단체의 요구를 반영한 조치다. 이 학생단체는 위스콘신대 캠퍼스 본관 앞에 설치된 에이브러햄 링컨 전 미국 대통령의 철거도 요구해 왔지만, 대학 측은 동상 철거 요구는 수용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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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5년부터 미국 위스콘신대 교내 천문대힐에 전시되어 왔던 체임벌린 바위가 지난 6일(현지시간) 철거되고 있다. 이 바위가 인종차별 상징물이라는 교내 소수인종 학생회의 요구에 따른 조치다. AP 연합뉴스
1925년부터 미국 위스콘신대 교내 천문대힐에 전시되어 왔던 체임벌린 바위가 지난 6일(현지시간) 철거되고 있다. 이 바위가 인종차별 상징물이라는 교내 소수인종 학생회의 요구에 따른 조치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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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차별 상징물이란 비판이 제기됨에 따라 미국 위스콘신대 교내 천문대힐의 체임벌린 바위가 지난 6일(현지시간) 철거되고 있다. AP 연합뉴스
인종차별 상징물이란 비판이 제기됨에 따라 미국 위스콘신대 교내 천문대힐의 체임벌린 바위가 지난 6일(현지시간) 철거되고 있다. AP 연합뉴스
체임벌린 바위는 지질학자이자 이 대학 총장이던 토마스 츄라우더 체임벌린의 이름을 따서 명명됐다. 바위는 20억년 전에 만들어져 빙하의 흐름을 따라 캐나다에서 위스콘신으로 옮겨진 희귀 암석표본으로 추정된다. 1925년 10월에 설치돼 이 대학과 96년의 세월을 함께 보낸 설치물이다.

소수인종 학생단체들은 그러나 1920년대에 크고 어두운 암석이 흑인을 비하하는 용어로 사용된 바 있으며, 암석이 캠퍼스에 설치될 당시 백인 인종주의 단체인 KKK가 캠퍼스에서 활동했다며 이 바위의 철거를 요구해왔다. 대학 측은 설치 당시에 흑인을 비하할 목적으로 체임벌린 바위를 세웠다는 문서 증거를 찾지 못했지만, 소수인종 학생단체의 요구를 수용하기로 결정했다. 바위는 이 대학이 소유한 다른 부지로 이전 설치되고, 바위에 붙어있었던 체임벌린 명패는 근처 건물에 새로 달 예정이다.

대학 측은 본관 앞에 설치된 링컨 동상은 철거하지 않기로 했다. 링컨은 노예해방을 주장한 인물로 알려져 있지만, 소수인종 학생단체 측은 “링컨 동상이 캠퍼스 본관 앞을 차지한 것 자체가 백인 우월주의이며, 알고 보면 링컨이 노예제는 반대했지만 인종주의자였다”라고 주장해왔다. 위스콘신대 본관의 링컨 동상은 이 대학 학생들이 입학할 때 왼쪽 발을 만지면서, 졸업할 때 무릎에 앉아서 기념촬영을 하는 상징물이지만 ‘흑인생명도소중하다’(BLM) 시위 뒤 확산 중인 인종차별 상징물 철거 공세를 피하지 못하고 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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