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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뛰어야 할 때 주저앉은 ‘우물 안 한국야구’

정작 뛰어야 할 때 주저앉은 ‘우물 안 한국야구’

류재민 기자
류재민 기자
입력 2021-08-08 22:26
업데이트 2021-08-09 0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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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메달 결정전 졸전… 요코하마 참사

도미니카공화국에 6-10 역전패 ‘노메달’
중요한 경기에 믿고 쓸 만한 영건 없어
“선수들 실력 비해 연봉 과해” 비판까지
방역 위반 파동… 야구계 구조조정 필요
한국 야구 대표팀 주장 김현수가 지난 7일 일본 요코하마 야구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야구 도미니카공화국과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패한 뒤 기뻐하는 도미니카공화국 선수들을 뒤로한 채 허탈한 표정으로 경기장을 빠져나오고 있다. 요코하마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한국 야구 대표팀 주장 김현수가 지난 7일 일본 요코하마 야구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야구 도미니카공화국과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패한 뒤 기뻐하는 도미니카공화국 선수들을 뒤로한 채 허탈한 표정으로 경기장을 빠져나오고 있다.
요코하마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3승4패. 6개 팀 중 4위.

도쿄올림픽에서 야구 대표팀이 남긴 성적이다. 이번 대회 많은 종목에서 아깝게 메달을 놓치며 ‘4위도 잘했다’고 손뼉쳐 주는 문화가 자리잡고 있지만 졸전 끝에 4위로 대회를 마친 야구 대표팀만큼은 예외인 분위기다.

한국은 7일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 야구장에서 열린 도미니카공화국과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6-10으로 역전패를 당하며 노메달로 대회를 마쳤다. 13년 만에 복귀한 올림픽 야구에서 금메달에 도전했지만 승자 준결승 일본전, 패자 준결승 미국전에 이어 동메달 결정전까지 내리 3연패를 당한 채 대회를 마쳤다.

승패는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해도 한국 야구는 이번 ‘요코하마 참사’를 통해 많은 과제를 마주했다. 13년 전 올림픽 금메달의 영광 이후 프로야구 수준이 떨어졌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2008년 베이징 대회 때만 해도 류현진, 김광현, 윤석민 등 20대 초반의 선수가 마운드를 책임졌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중요한 경기에 믿고 쓸 수 있는 영건이 보이지 않았다.

국가대표 1선발 원태인은 4경기 5와3분의1이닝 5실점 평균자책점 8.44의 성적을 남겼고 오승환의 뒤를 이을 특급 마무리로 주목받는 고우석은 일본전에서 결정적인 수비 실책으로 패배를 자초했다. 투수를 11명이나 데려갔음에도 조상우 혼자 6경기에 출전해 8이닝 동안 146구나 던졌다.

김경문 감독도 동메달 결정전 패배 후 “국제대회에서 우승하기 위해서는 좋은 선발을 빨리 만들어야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국 야구의 과제를 짚었다.
멍~ 때리는 한국야구… 김경문 “선배·지도자들이 가르치고 주의 줘야”
멍~ 때리는 한국야구… 김경문 “선배·지도자들이 가르치고 주의 줘야” 강백호가 패색이 짙은 8회 더그아웃에서 껌을 질겅질겅 씹으며 심드렁하게 경기를 지켜보는 모습. 김경문 감독은 “선배들이나 지도자들이 가르치고 주의를 주면 될 것 같다”고 해명했다.
KBS 중계 화면 캡처
국내 최고 인기 스포츠로서 다른 종목과 비교할 수 없는 높은 연봉을 받지만 ‘실력에 비해 연봉이 과하다’는 비판도 뜨겁다. 최근 일부 선수가 방역 지침 위반으로 물의를 일으킨 데다 실력까지 드러난 탓에 선수들의 각성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선수뿐만 아니라 야구계 전체가 뼈를 깎는 구조조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순철 SBS 스포츠 해설위원은 8일 “선배들이 그동안 국제대회 나가서 쌓았던 것들이 유지되지 못하고 한순간에 무너져서 안타깝다”면서 “후배들은 이를 유지하고 발전시켜 팬들이 프로야구를 떠나지 않게 하는 의무가 있는 것 같은데 전혀 그런 방향으로 가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 위원은 “팬심이 떠나는 건 쉽지만 붙잡는 건 어렵다”면서 “올림픽에서 너무 처참한 성적을 내서 아쉽다. 우물 안 개구리였다는 걸 선수들이 자각했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도쿄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2021-08-09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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