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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벽에 욱일기 끼워넣기… 괜찮다는 대한체육회장

암벽에 욱일기 끼워넣기… 괜찮다는 대한체육회장

최영권 기자
최영권 기자
입력 2021-08-08 22:26
업데이트 2021-08-09 0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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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클라이밍서 욱일기 연상 과제
고난도로 제작… ‘못 넘는다’ 의도인 셈
김자인 선수도 “민감한 문제” 불쾌감
이기흥 “관점의 차이” 옹호 발언 빈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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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스포츠클라이밍 국가대표 콜린 더피가 지난 5일 일본 도쿄 아오미 어번 스포츠파크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스포츠클라이밍 남자 콤바인 결선에서 볼더링 3번 과제 욱일기 모양의 암벽에 오르고 있다. 도쿄 AP 연합뉴스
미국 스포츠클라이밍 국가대표 콜린 더피가 지난 5일 일본 도쿄 아오미 어번 스포츠파크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스포츠클라이밍 남자 콤바인 결선에서 볼더링 3번 과제 욱일기 모양의 암벽에 오르고 있다.
도쿄 AP 연합뉴스
도쿄올림픽에서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스포츠클라이밍에서 2차대전 중 일본군이 사용한 ‘욱일기’ 모양의 암벽이 등장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5일 일본 도쿄 아오미 어반 스포츠파크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스포츠클라이밍 남자 콤바인 결선에서 공개된 볼더링 3번 과제는 욱일기 모양으로 디자인돼 있었다. 욱일기는 일본 자위대가 사용하는 공식기이자 일본제국주의 침략 전쟁을 상징하는 깃발이다.

국제스포츠클라이밍연맹(IFSC)은 경기 직후 공식 홈페이지에서 볼더링 3번 과제 모양을 욱일기로 해석했다. IFSC는 “35도 경사면에 있는 회색 돌출부와 작은 노란색 홀드로 구성된 일본의 욱일기 모양 3번 과제에서는 모든 선수가 존(zone·가운데에 있는 홀드)에는 도달했지만 아무도 톱에 성공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톱이란 꼭대기에 도달해 홀드를 잡는 것을 뜻한다.

스포츠클라이밍 콤바인은 암벽을 빨리 올라가는 ‘스피드’, 암벽을 높이 올라가는 ‘리드’, 다양한 인공 구조물을 제한된 시간에 통과하는 ‘볼더링’ 세 가지 종목의 합산 성적으로 순위를 정한다.

유로스포츠, 플랫마운틴 등 외신도 이 과제를 ‘떠오르는 해’(욱일)를 뜻하는 ‘라이징 선’(Rising Sun)으로 불렀다. 플래닛마운틴은 “일본의 나라사키 도모아에게도 라이징선은 풀 수 없는 과제로 보였다”고 전했다. 모든 선수가 실패한 고난도 욱일기 형상화 과제를 낸 건 ‘아무도 욱일을 넘을 수 없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셈이다.

김자인 도쿄올림픽 KBS 스포츠클라이밍 해설위원은 남자 결선 볼더링 과제를 보며 불쾌감을 감추지 못했다. 김 위원은 인스타그램에 “욱일기 문제는 한국과 일본에서 늘 외교적으로 민감한 문제였다”며 “왜 굳이 그런 디자인을 볼더링 과제에 사용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8일 기자회견에서 이 문제에 대해 “관점의 차이라고 본다. 세상 모든 상황을 하나의 잣대로 볼 순 없다”면서 일본의 의도를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해 빈축을 샀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2021-08-09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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