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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호복 화투’ 주인공 찾았다…“할머니 기운 내시라고”

‘방호복 화투’ 주인공 찾았다…“할머니 기운 내시라고”

곽진웅 기자
곽진웅 기자
입력 2021-08-03 18:22
업데이트 2021-08-03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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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육서울병원 이수련 간호사
90대 치매 환자 돌보려 ‘화투’
“졸기만 하는 할머니 깨워드리려…”
방호복 입고 화투
방호복 입고 화투 격리된 요양병원에서 방호복을 입은 의료진과 할머니가 화투를 치고 있다. SNS 캡처
최근 방호복을 입은 채 할머니와 화투를 치는 모습으로 온라인에서 화제가 된 의료진이 삼육서울병원 간호사 이수련(29)씨로 밝혀졌다.

대한간호협회는 해당 사진이 올해 협회가 공모한 ‘제2차 간호사 현장 수기·사진전’ 출품작이라고 3일 밝혔다.

지난해 8월 박모(93) 할머니는 코로나19에 확진돼 서울 동대문구에 있는 코로나19 전담병원인 삼육서울병원 음압병상에 입원했다. 중등도 치매 환자였던 할머니는 요양원에서 감염돼 이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당시 고열로 기운도 뚝 떨어진 상태였다.

고령인 박 할머니가 격리병실에서 적적해하고 힘들어하자 한 간호사가 화투를 이용한 꽃 그림 맞추기와 색연필로 색칠하기 등을 제안했다.

간호사 양소연(33)씨는 “치매에 보호자도 없이 홀로 병실에 계시는 게 위험해 보였고, 입원 이튿날부터 놀이 시간을 만들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화제의 사진 속 주인공인 7년 차 간호사 이수련씨는 “격리병상에서 환자가 말을 나눌 사람은 간호사밖에 없지 않으냐”며 “계속 졸기만 하는 할머니를 깨우고 달래 기운을 차리게 하는 방법이 없을지 궁리한 결과였다”고 말했다.

이씨 등 간호사 10여명은 돌아가며 박 할머니를 돌봤다. 그림 치료를 하고, 가족들과 영상통화를 주선하기도 했다. 할머니의 식사 챙기기부터 기저귀 갈아주기 등 쉽지 않은 일의 연속이었으나 이들은 코로나19 유행 속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했다고 전했다.

이 간호사는 “코로나19 환자들을 돌보는 것은 저도 감염될까 두려운 일이지만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환자들을 안심하게 배려하고, 잘 치료받고 퇴원하시도록 돌봐주는 것밖에 없다”고 말했다.
곽진웅 기자 kjw@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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