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뻗어버린 한국축구

뻗어버린 한국축구

홍지민 기자
홍지민 기자
입력 2021-08-02 00:16
업데이트 2021-08-02 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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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멕시코에 3-6 완패… 4강 좌절

1992년 연령 제한 도입된 뒤 최다 실점
김민재 빠지며 수비진 구성부터 ‘삐걱’
김학범 “6점 실점 실감이 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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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 국가대표 스트라이커 황의조가 지난달 31일 일본 요코하마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올림픽 남자축구 멕시코와의 8강전에서 3-6으로 참패한 뒤 그라운드에 쓰러져 아쉬워하고 있다. 요코하마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한국 축구 국가대표 스트라이커 황의조가 지난달 31일 일본 요코하마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올림픽 남자축구 멕시코와의 8강전에서 3-6으로 참패한 뒤 그라운드에 쓰러져 아쉬워하고 있다.
요코하마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대승에 가려져 있던 김학범호의 수비 불안이 결국 ‘요코하마 참사’로 이어졌다.

한국 올림픽 축구 대표팀은 31일 일본 요코하마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축구 8강전에서 멕시코에 6골을 두들겨 맞으며 3-6으로 져 2회 연속 4강 진출이 좌절됐다. 1992년 바르셀로나 때 연령 제한이 도입된 뒤 한 경기 최다 실점이다.

역대 최고 성적을 꿈꾸던 김학범호의 발목을 잡은 것은 허술한 수비 조직력이었다. 앞서 조별리그 3경기 1실점으로 겉보기에는 준수했지만 내용적으론 수비가 탄탄했다고 평가하기는 힘든 상황이었다. 0-1로 졌던 1차전에서 뉴질랜드는 수비 위주 축구를 했고 2차전과 3차전의 4-0, 6-0 무실점 대승은 루마니아와 온두라스 선수 1명이 각각 퇴장당해 수적 우위를 점한 상황에 기댄 측면이 있었다.

김학범 감독의 고민이 가장 컸다는 수비진은 이제껏 만난 상대 중 가장 날카로운 멕시코를 만나자 와르르 무너졌다. 멕시코는 22명 엔트리 중 15명이 A매치를 뛸 정도로 스쿼드가 탄탄했다.

김학범호는 측면 침투에 좌우를 흔드는 크로스, 공격 시 박스 안 공격수를 5명까지 늘리는 전술에 속수무책이었다. 공을 쫓다가 선수를 놓치는 모습도 자주 나왔다. 산술적으로 김학범호는 15분마다 한 번씩 골문을 열어 줬다.

멕시코가 4강을 대비해 일부 주전을 벤치로 불러들이지 않았다면 실점이 더 늘어날 수도 있는 분위기였다. 후반 추가 시간 황의조(보르도)가 득점을 올리며 점수 차를 좁힌 건 그나마 다행이었다. 이번 수비진은 구성 단계부터 순탄치 않았다. 김 감독은 센터백 김민재(베이징 궈안)를 와일드카드로 최종 엔트리 22명에 포함시켰으나 소속팀 허락을 끝내 구하지 못해 출국 전날 밤 박지수(김천 상무)로 급히 대체했고 박지수는 뉴질랜드전에서야 첫 실전을 치렀다.

멕시코는 기예르모 오초아가 한국의 날카로운 슈팅을 수차례 선방하고 중원 지휘자 루이스 로모가 1골 1도움, 공격수 엔리 마르틴이 멀티골을 터트리는 등 와일드카드가 맹활약했다.

김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충분히 맞받아칠 수 있다는 생각으로 경기를 준비했다”며 “6골을 내준 것은 저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경기가 여러 방향으로 비뚤어져 갔다”며 “모든 것은 감독인 제 책임”이라고 덧붙였다.
도쿄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2021-08-02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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