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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지배한 초능력자들… 나는 국대가 ‘부캐’다

도쿄 지배한 초능력자들… 나는 국대가 ‘부캐’다

유용하 기자
유용하 기자
입력 2021-07-28 17:56
업데이트 2021-07-29 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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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 연주자’ 자코비, 평영 100m 깜짝 金
사이클 수학적 분석… 키젠호퍼 압도적 1위
美 육상 토머스 ‘가장 빠른 생물학자’ 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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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수영선수 리디아 자코비는 동네 펍에서 악기를 연주하는 음악가이고 오스트리아 사이클선수 안나 키젠호퍼는 대학에서 공학수학을 가르치고 연구하는 수학자이며, 미국 육상선수 개비 토머스는 하버드대에서 신경생물학을 전공한 생물학자이다. 리디아 자코비 인스타그램·스위스 로잔연방공과대(EPFL)·미국 하버드대·AP 제공
미국 수영선수 리디아 자코비는 동네 펍에서 악기를 연주하는 음악가이고 오스트리아 사이클선수 안나 키젠호퍼는 대학에서 공학수학을 가르치고 연구하는 수학자이며, 미국 육상선수 개비 토머스는 하버드대에서 신경생물학을 전공한 생물학자이다.
리디아 자코비 인스타그램·스위스 로잔연방공과대(EPFL)·미국 하버드대·AP 제공
올림픽에 참가할 정도 수준의 운동선수라고 하면 운동만 전문적으로 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번 올림픽에서는 운동선수가 부캐(부캐릭터)인 이들이 당당히 금메달을 획득하거나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주목받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27일 도쿄 아쿠아스틱센터에서 열린 올림픽 여자 평영 100m 결승에서 미국의 리디아 자코비(17)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6 리우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미국의 릴리 킹(24)이 유력 우승 후보였지만 생애 첫 올림픽에 참가한 무명의 10대 시골소녀에게 덜미를 잡혔다.

USA투데이, CNN 등에 따르면 자코비는 미국 알래스카 출신으로 인구 약 2700명의 수어드라는 지역 출신이다. 이 지역에서 국가대표 수영선수를 배출한 것이 처음이다보니 27일 경기를 보기 위해 수어드시 의회는 회의를 뒤로 미루기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어드 지역의 친구와 이웃은 “동네 음식점과 펍에서 밴드 연주자로 활동하는 자코비가 세계 1위를 차지하다니 현실이 아닌 것 같다”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본캐(본 캐릭터)가 알려지면서 자코비보다 더 많은 사람을 놀래킨 것은 지난 25일 열린 여자사이클 개인도로 부문 우승자인 오스트리아의 안나 키젠호퍼(30)였다. 키젠호퍼는 오스트리아 빈 공과대, 영국 케임브리지대를 거쳐 스페인 카탈루냐 공대에서 편미분방정식을 전공한 수학박사다. 현재는 스위스 로잔연방공과대(EPFL) 수학연구소 소속으로 현직 연구자이다. 또 EPFL에서 학생들에게 벡터분석, 푸리에분석, 라플라스변환분석 같은 공학수학도 가르치고 있다.

키젠호퍼는 자신의 전공을 살려 경기장 기온과 환경, 운동 중 자신의 체온변화 등을 정밀분석한 다음 경기에 참여해 2등과 1분 15초라는 압도적인 차이를 보이며 골인했다. 이 때문에 2등으로 달리고 있었던 네덜란드의 베테랑이자 지난 올림픽 은메달리스트였던 아나믹 판 플로텐은 앞에 아무도 보이지 않자 1등으로 착각하고 우승 세리머니를 벌이기도 했다.

8월 2일로 예정된 여자 육상 200m에서 유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는 미국의 개비 토머스(25)도 본캐는 따로 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생물학자’라는 별명을 가진 토머스는 실제로 하버드대에서 신경생물학, 보건정책학 전공을 한 뒤 텍사스 오스틴대에서 전염병학과 보건관리학을 공부하고 있다. 토머스는 미국 올림픽 국가대표선발전에서 통과한 직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내 최종 목표는 국가대표 선발전 우승이나 신기록 작성이 아니라 의학분야에서 일하는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2021-07-29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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