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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워진 한·일… 미라이를 미리 보다

가까워진 한·일… 미라이를 미리 보다

홍지민 기자
홍지민 기자
입력 2021-07-28 00:46
업데이트 2021-07-28 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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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백스테이지] 男단체 맞대결서 화합의 응원전

한일 관계자 앞뒤로 사이좋게 앉아
日 3연속 10점 때 한국 쪽에서 박수
양국 관계 경색 속 스포츠 정신 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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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오후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남자 양궁 단체전 준결승에서 오진혁, 김우진, 김제덕으로 구성된 한국 남자양궁 대표팀이 일본을 꺾고 결승 진출이 확정되자 한국 응원단이 태극기를 흔들며 환호하고 있다. 도쿄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지난 26일 오후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남자 양궁 단체전 준결승에서 오진혁, 김우진, 김제덕으로 구성된 한국 남자양궁 대표팀이 일본을 꺾고 결승 진출이 확정되자 한국 응원단이 태극기를 흔들며 환호하고 있다.
도쿄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도쿄올림픽 취재를 위해 일본에 오기 훨씬 전부터 한일 관계는 심상치 않았다. 안 그런 적이 있었느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개막이 다가올수록 팬데믹 상황에서 강행되는 올림픽을 환영하는 분위기가 아니었을뿐더러 대회 홈페이지 독도 표시 이슈 등이 잇따라 불거졌다.

일본에 오니 방송 채널마다 앞다퉈 한국 선수단이 선수촌에 내건 현수막, 식자재를 공수해 만든 한식 도시락,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의 방일 문제를 반복적으로 다루고 있었다. 일본말은 모르지만 패널들의 심각한 표정이나 ‘그것이 알고 싶다’에 깔릴 법한 배경 음악으로 미뤄 호의적인 내용은 아니었을 게 분명하다. 한국과 일본이 가야 할 길이 아직 멀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지난 26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흥미로운 장면을 마주했다. 이번 올림픽은 일본에서 열려 한일전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초반부터 태권도와 펜싱에서 대결이 잇따랐다. 그리고 양궁 남자 단체전 준결승에서 다섯 번째 한일전이 펼쳐졌다. 역대급 명승부였다. 한국이 앞서면 일본이 따라잡았다. 슛오프에서도 동점을 이뤘지만 ‘소년 궁사’ 김제덕이 꽂은 10점이 과녁 정중앙에 더 가까워 한국이 극적으로 결승에 올랐고 또 금메달까지 땄다.

짜릿한 승부 못지않게 관중석에 눈길이 갔다. 슈팅라인 오른쪽 관중석에 한국과 일본 관계자들이 앞뒤로 사이좋게 앉아 함께 응원전을 펼쳤다. 자국 선수만 응원한 것은 아니다. 일본 선수가 3연속 10점을 쏘자 한국 쪽에서 박수가 나왔다. 일본이 동메달을 따며 같이 사상대에 올랐는데 일본 관계자들은 꼭대기에 선 한국 선수들에게도 아낌없는 갈채를 보냈다.

유메노시마는 한국말로 ‘꿈의 섬’이라는 뜻이다. 또 도쿄올림픽 테마 중 하나가 미래다. 일본말로는 ‘미라이’. 마스코트 이름은 여기에서 따왔다. 꿈의 섬에서 한국과 일본의 ‘미라이’를 느꼈다고 하면 지나친 말일까. 관중석에 있었던 장인화 한국 선수단 단장은 “스포츠가 할 수 있는 일이 화합 아니겠나. 좋은 모습이었던 것 같다”고 했다. 문뜩 스포츠를 넘어서도 이 같은 일을 또 보고 싶어졌다.

도쿄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2021-07-28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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