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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생이 빌려갔던 ‘소수서원 입원록’… 135년 만에 대출 반납

유생이 빌려갔던 ‘소수서원 입원록’… 135년 만에 대출 반납

김상화 기자
김상화 기자
입력 2021-07-25 20:42
업데이트 2021-08-08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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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산서원 이휘봉, 1886년에 제1권 빌려
소수서원 운영위 서적 반환 요청에 동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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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산서원에서 보관하다 현재 한국국학진흥원으로 기탁된 소수서원 입원록 1권. 영주시 제공
도산서원에서 보관하다 현재 한국국학진흥원으로 기탁된 소수서원 입원록 1권.
영주시 제공
경북 영주시 소수서원 원생 명부인 ‘입원록’ 일부가 135년 만에 소수서원으로 돌아온다.

소수서원관리사무소는 한국국학진흥원이 관리 중인 소수서원 입원록 제1권이 조만간 반환된다고 25일 밝혔다.

입원록은 소수서원의 전신인 백운동서원이 창건된 1543년부터 1888년까지 입원 수학한 유생 735명의 이름을 기록한 명부다. 이는 소수서원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에 공헌한 증빙 자료이다.

소수서원 입원록은 총 5권으로 1권(1543∼1672년), 2권(1660∼1691년), 3권(1721∼1760년), 4권(1725∼1846년), 5권(1790∼1888년)으로 편철돼 있다.

이 가운데 제1권에는 당시 입원 유생 735명의 이름이 기록되어 있다.

5권까지 입원 인원은 중복 및 누락이 있어 정확히 파악되지 않으며, 대략 4000여명으로 추정된다.

2·3·4·5권은 소수박물관이 관리하며 1권은 도산서원이 한국국학진흥원에 기증해 보관 중이다.

입원록 1권은 도산서원 유생 이휘봉이 병술년(1886년) 3월 20일에 빌려 간 것으로 소수서원 임사록에 기록돼 있다. 표지를 포함해 총 57장(114쪽)인 1권은 16세기 소수서원 원생 인적 구성의 특성을 파악할 수 있는 자료로 평가된다.

도산서원 측은 지난 14일 소수서원 운영위원회가 입원록 1권 반환을 요청하자 흔쾌히 동의했다. 김병일 도산서원 원장은 “빌려 간 당시가 혼란기여서 제대로 정리가 되지 않았던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면서 “조속히 서류를 검토해 입원록을 반환하겠다”고 했다. 소수서원 운영위원회 관계자는 “소수서원과 도산서원은 예부터 송무백열(松茂柏悅·벗이 잘됨을 기뻐함)의 관계인데, 서적을 돌려 달라는 모양새로 비치게 돼 송구스럽다”면서 “소수서원 입원록 1권이 본원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바 본원으로 돌아와 완질을 갖추게 되면 다른 고문서와 함께 문화재 지정을 신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주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2021-07-26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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