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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버블 방역? 온통 거품 매뉴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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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ㅣ 수정 : 2021-07-23 01:47 2020 도쿄올림픽 섹션 목록 확대 축소 인쇄

[올림픽 백스테이지]

‘보호막’ 자신했던 도쿄올림픽조직위
입국·숙소 이동·대중교통 이용 과정
문서에 규정된 대로 따르길 바랄 뿐
코로나 사태 전 여행 때와 차이 없어
지난 20일 도쿄로 향하는 비행기에서는 기존에 일본에 갈 때는 볼 수 없었던 코로나19 관련 입국 서류를 나눠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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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일 도쿄로 향하는 비행기에서는 기존에 일본에 갈 때는 볼 수 없었던 코로나19 관련 입국 서류를 나눠줬다.

숙소 옆 편의점을 갈 때마다 담배를 피우는 일본인 여럿을 스쳐 지난다.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의 매뉴얼로 올림픽을 먼저 그려본 입장에서는 감히 상상할 수 없던 장면이다. 근처 다른 편의점에 가려고 보니 유모차에 탄 아기도, 자전거를 타는 학생도, 공사 중에 잠시 쉬는 인부도 만난다. 쉽게 말해 일본인을 만나도 너무 많이 만난다는 이야기다.

새삼스럽지 않은 일이 새삼스러운 이유는 이번 올림픽이 ‘방역 올림픽’이자 ‘버블 올림픽’이기 때문이다. 조직위 측의 매뉴얼로 형성된 세계관에서 취재진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일본인을 쉽게 접촉할 수도 없고 접촉해서도 안 된다. 가상의 보호막(버블)을 통해 일본인은 외부인으로부터 안전해야 하는데 마스크만 썼을 뿐 코로나19 이전 일본을 여행할 때와 차이가 없다.

작품의 세계관을 얼마나 잘 형성하는지에 따라 작가의 능력이 판가름난다고 보면 ‘매뉴얼 세계관’을 형성한 작가는 첫 장부터 실패했다. 애초에 이 많은 사람이 매뉴얼을 따르고 별문제가 안 생길 것이라 상상한 자체가 잘못됐다. 올림픽이 진짜로 시작하면 그 많은 매뉴얼은 휴지 조각이 될 것이 뻔하다.
건강 체크앱인 OCHA가 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요구하는 모든 절차를 마쳤음에도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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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강 체크앱인 OCHA가 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요구하는 모든 절차를 마쳤음에도 되지 않았다.

일본에서 발달한 관료제의 폐해 중에는 ‘레드 테이프’와 ‘형식주의’가 있다. 레드 테이프는 문서에 규정된 그대로 따를 것을 강요하는 것을 의미한다. 형식주의는 목표 실현에 가치를 두기보다는 절차 등의 형식에 지나치게 매몰된 모습을 뜻한다. 매뉴얼 세계관에는 이런 폐해가 고스란했다.
OCHA앱이 작동되지 않는 인원은 별도의 공간에 대기해 일본 정부의 승인을 기다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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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CHA앱이 작동되지 않는 인원은 별도의 공간에 대기해 일본 정부의 승인을 기다려야 한다.

입국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자 “해결해보겠다” 대신 “기다려달라”는 말만 무한 반복하던 직원들은 잘못이 없다. 같은 숙소로 향하는 회사 동료라도 ‘1인 1택시’라기에 이유를 묻자 “프로토콜이기 때문”이라고 웃으며 답한 직원 또한 잘못은 없다.

매뉴얼대로 착착 진행돼서 무사히 막을 올리면 좋을 올림픽이겠으나 매뉴얼 밖 문제는 자꾸 생기고 갈수록 불안한 목소리도 커진다. 매뉴얼대로 준비가 되긴 됐을까 걱정이다. 여전히 일본인은 너무 쉽게 만나고 지정된 장소 방문과 지정된 교통수단만 허용한 지침도 잘 지켜질까 불안하다. 매뉴얼 세계관의 작가가 바라지 않을 장면이다.

글 사진 도쿄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2021-07-23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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