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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모그에 갇힌 뉴욕… 4500㎞ 날아온 산불 연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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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ㅣ 수정 : 2021-07-23 01:47 미국·중남미 섹션 목록 확대 축소 인쇄

美 서부 ‘제주 면적’ 불타… 진화 30%만
동부까지 영향줘 15년 만에 최악 대기질
상반기 자연재해 보험 48조원 보상 최대

숨 막히는 자유의 여신상 미국 서부에서 발생한 대규모 산불이 수천 ㎞ 떨어진 동부 대서양 연안까지 최악의 대기 오염을 몰고 왔다. 지난 20일(현지시간) 뉴욕의 대기질지수(AQI)가 한때 건강을 위협하는 수준인 100을 초과해 150~170대까지 치솟았다. 뉴욕 맨해튼의 상징인 자유의 여신상이 회색 연기에 휩싸여 있다. 뉴욕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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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숨 막히는 자유의 여신상
미국 서부에서 발생한 대규모 산불이 수천 ㎞ 떨어진 동부 대서양 연안까지 최악의 대기 오염을 몰고 왔다. 지난 20일(현지시간) 뉴욕의 대기질지수(AQI)가 한때 건강을 위협하는 수준인 100을 초과해 150~170대까지 치솟았다. 뉴욕 맨해튼의 상징인 자유의 여신상이 회색 연기에 휩싸여 있다.
뉴욕 AP 연합뉴스

‘미 서부의 나비가 산불을 피해 날갯짓을 하자 동부 ‘자유의 여신상’이 스모그 안에 갇혔다.’

서부 캘리포니아주, 오리건주, 몬태나주에 걸쳐 서울의 2.6배 면적을 태운 초대형 산불이 발화 지점에서 4500㎞ 떨어진 동부 도시 뉴욕의 대기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21일(현지시간) 워싱턴DC, 뉴욕시, 뉴저지주, 펜실베이니아주 등 미국 동부 지역에 대기질 악화 경보가 내려졌다. 이날 뉴욕의 24시간 평균 대기질 지수(AQI)는 157로 2006년 6월(157) 이래 15년 만의 최악 수준이라고 가디언이 보도했다. AQI가 100을 넘으면 노약자 활동에 제약이 생기고, 150을 넘으면 모든 사람들을 대상으로 힘든 육체 활동을 제한해야 한다.

미국 오리건주에서 지난 6일 발화한 ‘부크레그 산불’을 비롯한 8건의 산불이 지금까지 1890㎢를 태웠다. 제주도 전체 면적(1847㎢)만큼이 불에 탄 셈이다. 불이 난 지 2주가 넘었지만, 아직 30% 정도만 진화됐다. 산불은 지금도 시간당 4.45㎢씩을 태우며 전진 중인데, 45분 만에 뉴욕 센트럴파크 전체를 태울 만한 속도라고 CNN이 설명했다.

산불은 근처뿐 아니라 4500㎞ 떨어진 도시 주민들의 호흡기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오염 물질이 섞여 뿌옇게 변한 대기를 뚫고 붉은색 달이 뜨는 모습이 관측됐다. 마커스 커프만 오리건주 산림부 대변인은 “산불이 너무 크게 나서 극도의 열과 에너지를 발생시키고 날씨까지 바꾸고 있다”면서 “보통은 날씨에 따라 산불 확산 속도가 바뀌지만, 이번엔 화재가 날씨를 바꾸고 있다”고 했다.

지난겨울 혹한 추위에 이어 이번엔 최악의 대기질을 경험하면서 미 동부 주요 도시들은 ‘기후 변화의 역습’ 체감 지역으로 전락했다. 지구 평균온도의 상승으로 극 지역에 기단이 정체하는 일이 잦아지면서 계절에 따라 혹한과 폭염이 교차하는 양극화된 날씨를 번갈아 겪고 있는 것이다. 미 동부를 비롯해 세계 각지의 도시에서 이상기후 피해가 늘면서 올해 상반기 자연재해로 인한 보험사들의 보상액은 420억 달러(약 48조원)를 기록, 10년 평균인 410억 달러(약 47조원)를 능가했다고 재보험 중개업체인 에이온이 이날 발표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2021-07-23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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