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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깊었던 어둠…무대서 독립을 외치다

가장 깊었던 어둠…무대서 독립을 외치다

허백윤 기자
허백윤 기자
입력 2021-07-20 17:16
업데이트 2021-07-21 0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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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투사 ‘불꽃의 삶’ 그린 작품 풍성

뮤지컬 ‘윤동주…’ 독백·대사가 된 詩
강렬한 음악만큼 묵직한 뮤지컬 ‘박열’
새달엔 예술의전당 발레 ‘안중근’ 선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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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국왕 폭살을 시도한 박열 열사의 삶을 카리스마 있게 보여 주는 창작뮤지컬 ‘박열’, 아름다운 시로 저항을 노래한 윤동주 시인을 그린 창작가무극 ‘윤동주, 달을 쏘다’(사진) 등 참혹했던 일제강점기, 자유를 갈망한 청춘 투사들을 그린 작품들이 무대를 빛내고 있다. 서울예술단 제공
일본 국왕 폭살을 시도한 박열 열사의 삶을 카리스마 있게 보여 주는 창작뮤지컬 ‘박열’, 아름다운 시로 저항을 노래한 윤동주 시인을 그린 창작가무극 ‘윤동주, 달을 쏘다’(사진) 등 참혹했던 일제강점기, 자유를 갈망한 청춘 투사들을 그린 작품들이 무대를 빛내고 있다.
서울예술단 제공
불꽃처럼 치열했던 항일 독립투사들의 삶이 한여름 무대를 더욱 뜨겁게 달구고 있다. 마스크 쓴 막막한 나날들과는 비교할 수도 없는 암울하고 혹독했던 시절의 청년들이 무대에서 간절히 외치는 자유와 굳은 의지가 단단하게 버티고 이겨 낼 힘을 전한다.

서울예술단은 지난 13일부터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창작가무극 ‘윤동주, 달을 쏘다’를 공연하고 있다. 2012년 초연한 뒤 여섯 번째로 선보이는 작품으로 참혹한 시대 총 대신 연필을 들고 서글픈 마음을 적어 내려간 시인 윤동주의 삶을 노래한다. 이름은 물론 말과 글을 빼앗긴 시절 부끄럽지만 한 글자 한 글자 시를 붙잡고 저항했던 그의 고뇌와 어린 시절부터 생을 마감하는 순간까지의 모습을 아름답고도 강렬하게 그린다.

1930~1940년대 경성과 도쿄를 배경으로 모던한 분위기를 꾸민 화려하고 밝은 무대는 오히려 시절의 아픔을 짙게 했고 시인의 마지막은 어둠을 있는 그대로 표현해 가슴 아픈 여운을 남긴다. ‘팔복’을 시작으로 ‘십자가’, ‘참회록’, ‘별 헤는 밤’,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등 그가 남긴 시 여덟 편이 독백과 대사로 읊으며 깊은 울림을 준다. 전·현 서울예술단원 박영수·김용한이 윤동주로 열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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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국왕 폭살을 시도한 박열 열사의 삶을 카리스마 있게 보여 주는 창작뮤지컬 ‘박열’(사진 김재범 분), 아름다운 시로 저항을 노래한 윤동주 시인을 그린 창작가무극 ‘윤동주, 달을 쏘다’ 등 참혹했던 일제강점기, 자유를 갈망한 청춘 투사들을 그린 작품들이 무대를 빛내고 있다. 더블케이엔터테인먼트 제공
일본 국왕 폭살을 시도한 박열 열사의 삶을 카리스마 있게 보여 주는 창작뮤지컬 ‘박열’(사진 김재범 분), 아름다운 시로 저항을 노래한 윤동주 시인을 그린 창작가무극 ‘윤동주, 달을 쏘다’ 등 참혹했던 일제강점기, 자유를 갈망한 청춘 투사들을 그린 작품들이 무대를 빛내고 있다.
더블케이엔터테인먼트 제공
14일부터 서울 대학로 드림아트센터 4관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박열’은 1920년대 일본에서 흑도회, 흑우회 등 항일 사상단체를 이끌며 일본 왕실을 쓰러뜨리려 했던 박열 열사와 그의 부인 가네코 후미코의 이야기를 그린다. 도쿄재판소 검사국장 류지를 가상인물로 내세워 간토대지진 이후 6000여명 조선인을 학살하고도 이를 은폐하려는 일제에 정면으로 맞선 박열이 무대 위에서 처절하게 자유를 노래한다.

이 작품으로 데뷔한 이선화 작가, 창작뮤지컬 ‘시데레우스’ 이유정 작곡가와 ‘어쩌면 해피엔딩’ 성종완 연출, ‘파리넬리’ 김은영 음악감독 등 탄탄한 창작진이 모여 밝고 경쾌한 음악과 강렬한 록 사운드가 오가며 어렵지 않게 극을 받아들일 수 있게 했다. 물론 박열 열사의 삶이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묵직하고 먹먹하다.

예술의전당은 광복절을 맞아 다음달 13~15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창작발레 ‘안중근, 천국에서의 춤’을 선보인다. 2015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주최 무용창작산실 우수작품 제작지원 선정작으로 M발레단이 초연한 작품을 새 단장했다. 국립발레단 전 부예술감독이자 상임안무가로 ‘왕자호동’, ‘오월바람’ 등 한국 발레의 모델을 제시해 온 문병남 안무가의 작품이다. 올해로 순국 111주년을 맞은 안중근 의사의 “대한 독립의 소리가 천국에 들려오면 나는 마땅히 춤추며 만세를 부를 것”이라는 유언을 모티브로 삼았다.

안중근 의사 역에 발레리노 윤전일과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 이동탁, 안중근의 아내 김아려 역에 전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김지영, 현 수석무용수 박예은을 비롯해 국내 정상 무용수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20여명의 화려한 군무도 볼거리로 꼽힌다.

기존 공연보다 의병부대 전투장면과 하얼빈 의거 장면을 대폭 늘려 더욱 웅장하고 역동적인 안무를 선보이고 이야기 전개도 더욱 완성도를 높여 안중근 의사의 영웅적 면모와 가족과의 관계에서 드러나는 인간적인 모습을 재조명한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2021-07-21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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