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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내성 변이 만들 거냐”…日5만명 확진에도 마스크 벗는 영국

“백신내성 변이 만들 거냐”…日5만명 확진에도 마스크 벗는 영국

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입력 2021-07-17 11:21
업데이트 2021-07-17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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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5만 1870명 확진…1월 11일 이후 최다
19일부터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까지 해제
과학자들 “백신내성 변이 생성에 최적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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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쓰지 않는 런던 시민들
마스크 쓰지 않는 런던 시민들 영국 런던 시민들이 16일(현지시간) 템즈강 주변에서 산책을 즐기고 있다. 대부분의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고 있다. 영국 정부는 오는 19일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등 대부분의 방역 규제를 전면 해제할 방침이다. 그러나 전날 영국의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 1월 11일 이후 처음으로 다시 5만명을 넘어섰다. 2021.7.17
AFP 연합뉴스
영국이 하루 5만명이 넘는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쏟아지는데도 모든 방역규제를 해제할 방침을 고수했다.

과학자들은 영국 정부의 섣부른 방역조치 해제가 백신에 내성을 가진 변이를 초래하는 최적의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영국 보건부가 16일(현지시간) 발표한 신규 확진자는 5만 1870명이다. 영국의 하루 신규 확진자가 5만명을 웃돈 것은 1월 11일(5만 7097명) 이후 처음이다.

누적 확진자는 533만 2371명이 됐다.

사망자(코로나19 양성 판정 후 28일 내 사망)는 이날 49명 추가되면서 총 12만 8642명을 기록했다.

영국의 코로나19 확산세는 1월 정점을 찍은 이후 백신 접종이 본격적인 단계에 올라서면서 수그러든 바 있다. 그러나 최근 전파력이 높은 델타 변이(인도발)가 기승을 부리면서 감염세가 다시 거세졌다.

영국은 1회차라도 백신을 맞은 사람이 4615만 9145명이고 이 중 2회차까지 접종받은 사람은 3554만 3321명이다.

이는 각각 18세 이상 국민의 87.6%와 67.5%다.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5만명을 넘어서는 등 증가세가 이어지는데도 접종률에 기대어 영국 정부는 19일 모든 방역 규제를 해제할 예정이다.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와 사적모임 규모 제한이 사라지며 병원과 공항 등 일부 장소를 빼고는 1m 이상 거리두기 규정도 없앤다.

그러나 백신 접종이 순조롭더라도 섣부른 방역규제 해제는 더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최근 과학자 1200명은 영국의 방역규제 해제가 백신에 내성이 있는 변이가 나올 최적의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고 우려하는 서한을 국제의학전문학술지 랜싯에 보내기도 했다.

방역규제 해제 이후 확진자가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은 정부 내에서도 이미 제기됐다.

이달 초 사지드 자비드 보건부 장관은 “19일쯤 일일 신규 확진자가 5만명 안팎씩 나올 수 있으며 우리가 방역규제를 풀고 여름이 되면 10만명대에 이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를 알면서도 영국 정부는 확진자 수보다 중증 환자와 사망자 수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자비드 장관은 “입원환자와 사망자 수가 더 중요하다”면서 백신 접종이 이뤄지면서 코로나19 감염과 입원·사망 간 ‘연결고리’가 매우 약해졌다고 강조했다.

영국 코로나19 일일 사망자는 3월 14일(94명) 두 자릿수로 떨어진 이후 줄곧 세 자릿수 아래를 유지하고 있다.

신규 입원환자는 12일 717명 등 최근 다소 증가했지만, 하루 4000명 안팎이 입원하던 1월 초중순에 견줘선 아직 안정적이다.

결국 영국 정부는 백신을 통해 치명률을 낮출 수 있게 됐다고 자신하며 ‘코로나19와 공존’하는 미래를 택한 셈이다. 그러나 이러한 선택이 현존 백신을 무력화하는 또 다른 ‘영국발’ 변이를 배양하는 결과를 초래할지도 모른다는 우려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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