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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대선, 尹·崔 누가 먼저 ‘반사체’ 프레임 극복할까

野 대선, 尹·崔 누가 먼저 ‘반사체’ 프레임 극복할까

강병철 기자
입력 2021-07-17 08:00
업데이트 2021-07-1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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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전 총장, 광주 방문해 지역일정 재개
崔 ‘제헌절 메시지’로 정치 행보 본격화
정치인으로 신뢰감 못주면 입지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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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5일 서울 종로구 경희궁길 반기문재단에서 반 전 UN 사무총장을 예방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2021. 7. 15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5일 서울 종로구 경희궁길 반기문재단에서 반 전 UN 사무총장을 예방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2021. 7. 15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야권 1위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국민의힘과 거리를 두고 있는 가운데 후발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전격 입당하면서 야권 대선판은 한층 더 뜨거워졌다. 현재로서 윤 전 총장은 제3지대에서 세를 넓힌 뒤 ‘막판 단일화’를, 최 전 원장은 당 내부에서 입지를 다져 경선 승리를 거머쥐는 경로를 택한 모양새다. 하지만 둘 다 ‘반사체’라는 비판의 틀을 보란듯이 깨지 못하면 장기적인 경쟁력을 갖추기는 쉽지 않은 처지다.

지역일정 재개하는 尹, 비전 내놓나?
코로나19 확산 등을 이유로 최근 비공개 면담 일정을 주로 진행했던 윤 전 총장은 17일 광주 방문으로 지역 일정을 재개한다. 이날 윤 전 총장은 5·18민주묘지 참배를 시작으로 5·18유가족 간담회, 구묘역 참배, 인공지능 사관학교 방문, 구 전남도청 앞 참배, 시민들과의 만남 등 일정을 진행한다.

윤 전 총장 측 관계자는 “5·18은 자유민주주의 헌법정신을 피로써 지켜낸 헌법 수호 항거”라면서 “5·18의 정신을 이어받아 자유민주주의 헌법 가치로 국민 통합과 미래의 번영을 이뤄내야 하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라고 이번 일정의 취지를 설명했다. 윤 전 총장은 처음 대전에서 민생투어를 진행하며 ‘탈원전’, ‘보훈’ 등 메시지를 분명히 했지만 이후에는 비공개 면담 위주로 일정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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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12일 오전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 천안함 46용사 묘역을 찾아 거수경례하고 있다. 2021.7.12  연합뉴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12일 오전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 천안함 46용사 묘역을 찾아 거수경례하고 있다. 2021.7.12
연합뉴스
특히 전반적으로 회동 대상이나 일정 등이 보수의 정체성만을 강화한다는 지적도 받았다. 제3지대에서 중도 외연을 확장한 뒤 국민의힘 주자와 막판 단일화를 하겠다는 전략과는 거리가 있는 행보였던 셈이다. 전략의 부재는 최근 지지율 하락세라는 현상으로 나타났다. 그런 상황에서 광주 일정은 이미지 반전의 주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

다만 간만에 재개한 지역일정에서도 의미 있는 메시지를 내놓지 못할 경우 지지율 하락세는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제헌절 메시지로 정치행보 시작한 崔
최 전 원장은 국민의힘 전격 입당 이후 대선 행보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16일에는 “대통령도 헌법 아래”라면서 문재인정부를 직접 겨냥한 제헌절 메시지까지 냈다. 그러면서 대통령제를 규정한 헌법이 문제가 아니라 이를 ‘제왕적’으로 운영한 정치세력이 문제라는 입장을 내놨다. 또 권력구조 변화를 위한 개헌은 부적절하다는 입장까지도 내비췄다.

최 전 원장은 다음주부터 국회 앞 여의도에 머물며 정식 출마 선언을 준비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 주 오픈을 위해 주말 사이 캠프 사무실 계약도 검토 중이라고 한다. 캠프 관계자는 “정치 신인으로서 범야권 원로 스킨십, 대언론 관계를 밑바닥부터 쌓아가겠다는 각오”라고 전했다.

최 전 원장은 빠른 입당으로 당내에서도 나쁘지 않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최 전 원장도 지원세력이 없어 다른 대안이 없었겠지만, 최 전 원장이 입당하면서 당 전체는 물론 당내 주자들에게도 큰 자극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누가 먼저 발광체가 되느냐 관건
최 전 원장의 입당으로 야권의 대선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정치권에서는 결국 핵심은 누가 먼저 국민들에게 정치지도자로서 신뢰감을 줄 수 있느냐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 전 총장과 최 전 원장 모두 공통적으로 문재인정부와 각을 세우며 야권 대선 주자로 떠올랐다. 하지만 대선 후보가 되기 위해서는 ‘반(反)문(문재인)’을 넘어서는 비전이 필요하다. 이른바 반사체가 아닌 발광체가 돼야 한다는 얘기다.

흔히 정치권에서 총선은 ‘회고적 투표’, 대선은 ‘전망적 투표’라고 말한다. 총선은 정부·여당의 지난 국정에 대한 평가 성격이 강하지만 대선은 앞으로 국정운영을 잘할 것이란 희망을 심어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뜻이다. 이런 점에서 야권에서는 윤 전 총장 부인을 둘러싼 ‘쥴리 의혹’ 등은 핵심이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한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정권교체 열망이 얼마나 되느냐가 중요한 것”이라면서 “이명박 전 대통령도 다스 의혹이 있었지만 대선에서 이기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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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힘 유승민 전 의원 2021. 6. 7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국민의 힘 유승민 전 의원 2021. 6. 7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윤 전 총장과 최 전 원장 모두 발광체로서 능력을 보여주지 못하면 최악의 경우 ‘페이스 메이커’로 역할이 끝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국민의힘 내부에는 홍준표 의원,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제주지사 등 오랜 기간 대선을 준비한 주자들이 버티고 있다. 내부 경선 과정에서 최 전 원장이 이들을 넘어서지 못하면 다른 주자들을 띄워주는 역할에만 그치게 된다.

제3의 주자가 내부 경선 과정에서 컨벤션효과를 등에 업고 떠오를 경우 외부에 있던 윤 전 총장의 지지율도 위협받을 가능성이 크다. 다른 국민의힘 관계자는 “지난번 서울시장 보궐선거 과정을 보면 내부 경선을 거치면서 오세훈 시장이 떠올라 결국 유력하다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까지 꺾었다”면서 “현 지지율로는 아무 것도 판단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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