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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대일로에 불똥 튈라… 아프간·탈레반 중재자 자처한 中

일대일로에 불똥 튈라… 아프간·탈레반 중재자 자처한 中

김정화 기자
입력 2021-07-15 21:50
업데이트 2021-07-16 0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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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탈레반, 테러 세력과 결별해야”
군대 파견 않고 인도적 지원·협력할 듯
탈레반, 파키스탄 국경 요충지도 점령
미군 떠나는 아프간… 휘날리는 탈레반 깃발
미군 떠나는 아프간… 휘날리는 탈레반 깃발 무장테러단체 탈레반이 미군 철수가 진행 중인 아프가니스탄과 주변 지역에서의 영향력을 키우는 가운데 14일(현지시간) 아프간 국경 근처인 파키스탄 차만에서 탈레반을 상징하는 흰 깃발을 든 이들이 이동하고 있다. 2001년 9·11테러 이후 탈레반 축출을 위해 같은 해 10월 아프간 공습에 돌입했고, 이후 20년 동안 아프간에 주둔해 온 미군은 다음달 말 완전 철수를 앞두고 있다.
차만 AP 연합뉴스
신장위구르자치구 등에서 100만명 이상의 무슬림을 강제 수용하는 중국, 그리고 이슬람 극단주의를 표방하는 아프가니스탄의 무장단체 탈레반. 미군의 전면 철수 이후 내전이 격화하고 있는 아프간에서 양극단에 있는 것처럼 보이는 이들이 손잡을 수 있을까.

CNN은 14일(현지시간) “중국과 탈레반은 둘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곧 그들이 협력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이 아프간 당국과 탈레반 사이 새로운 ‘중재자’로 떠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이날 “탈레반은 국가와 민족에 대한 책임을 의식하고 모든 테러 세력과 단호하게 결별해야 한다”고 하는가 하면 아프간 정부에 대해선 “국가 통일, 사회 안정을 위해 많은 일을 했다”고 했다.

혼란을 겪고 있는 아프간에서 중국이 이 같은 행보를 보인 건 이 지역이 장기적인 개발 계획의 핵심 요소이기 때문이다. CNN은 “중국 외교부는 지난 5월 중국·파키스탄 경제회랑(CPEC)을 아프간까지 연장하겠다고 밝혔다”며 “중국은 ‘일대일로’ 정책에 따라 중앙아시아에 막대한 투자를 했다. 아프간의 안보 상황이 악화하면 중국에도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봤다.

탈레반 대변인 역시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중국에 대해 “환영하는 친구”라며 관계 재건을 위한 대화가 “가능한 한 빨리 시작돼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중국은 이 지역에 군대를 파견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관영 매체 환구시보는 이날 “서방 국가들은 중국이 미국을 대신해 ‘제국의 무덤’에 뛰어들어 구소련처럼 무너지기를 바라지만,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 다른 중국 전문가도 탈레반 등이 중대한 위협이 된다면 중국이 조치할 것이라면서도 지금은 테러 방지를 위해 아프간 정부에 물질적·인도적 지원을 강화하고 무기 제공이나 정보 협력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한편 빠르게 세력을 확대하고 있는 탈레반은 지난주 아프간 영토 85%를 장악했다고 주장한 데 이어 이날은 파키스탄 국경 요충지까지 차지했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탈레반이 아프간 특수부대원 22명을 총살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 공개돼 충격을 주기도 했다. 이에 백악관은 미국에 협조해 탈레반의 보복 위험에 노출된 아프간 주민에 대한 피신 작전도 시작하고 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2021-07-1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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