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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허파서 탄소 굴뚝으로… 아마존의 ‘뜨거운 역습’

지구 허파서 탄소 굴뚝으로… 아마존의 ‘뜨거운 역습’

유용하 기자
유용하 기자
입력 2021-07-14 17:20
업데이트 2021-07-15 0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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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최악의 폭염’ 원인은

열대우림 파괴에 토양 건조·산불 잦아져
탄소 흡수 아닌 배출… 기후변화 이끌어
상하이·이스탄불·도쿄 등 25개 대도시
전 세계 온실가스의 52% 내뿜는 ‘주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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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북미 지역에서는 6월 말부터 50도를 넘나드는 역대 최악의 폭염이 시작되면서 온열질환으로 사망하는 이들이 속출했다. 지난해 8월 17일 미국 캘리포니아 남부 데스밸리 지역 낮 기온이 섭씨 59도까지 올랐을 때 디지털 온도게 앞에서 한 남성이 머리에 얼음물 병을 얹은 채 더위를 식히는 모습. 서울신문 DB
올해 북미 지역에서는 6월 말부터 50도를 넘나드는 역대 최악의 폭염이 시작되면서 온열질환으로 사망하는 이들이 속출했다. 지난해 8월 17일 미국 캘리포니아 남부 데스밸리 지역 낮 기온이 섭씨 59도까지 올랐을 때 디지털 온도게 앞에서 한 남성이 머리에 얼음물 병을 얹은 채 더위를 식히는 모습. 서울신문 DB
올 초 세계기상기구(WMO)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역대 ‘가장 더운 해’가 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놨다. 아니나 다를까. 미국 국립기상청(NWS)은 북미 지역을 덮친 살인적 폭염에 따라 지난달은 미국 본토에서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뜨거운 6월’이었다는 분석을 최근 발표했다. 북극권인 러시아 모스크바도 120년 만에 최악의 더위에 시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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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25개 메가시티가 온실가스 배출의 52%를 내뿜고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특히 중국과 인도 대도시의 온실가스 배출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로이터 연합뉴스
전 세계 25개 메가시티가 온실가스 배출의 52%를 내뿜고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특히 중국과 인도 대도시의 온실가스 배출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로이터 연합뉴스
이런 최악의 폭염은 그동안 지구 기후조절 역할을 했던 열대우림이 파괴되는 동시에 도심 확대로 온실가스 배출량이 줄지 않으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경고가 또다시 나왔다.

브라질 국립우주연구소(INPE), 상파울루대 고등과학연구소, 리우데자네이루대, 국립 자연재해 조기경보·감시센터, 미국 해양대기청(NOAA) 지구감시연구소, 영국 리즈대, 엑스터대, 뉴질랜드 국립 지질·원자력과학 동위원소연구센터, 네덜란드 바헤닝언대, 흐로닝언대 공동연구팀은 아마존 열대우림의 무분별한 벌목 행위와 그로 인한 국지적 기후변화가 전 지구 탄소 처리 능력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과학저널 ‘네이처’ 7월 15일자에 발표했다.

아마존 열대우림은 전체 면적이 750㎢로 세계 최대 규모다. ‘지구의 허파’이자 지구 생물종의 3분의1이 존재하는 ‘생물 다양성의 보고’로 불린다. 기후학적 측면에서도 아마존 열대우림은 온실가스 축적과 저장에서 중요한 역할하고 있다. 그렇지만 최근 경제개발을 이유로 심각한 수준으로 파괴되고 있다. 일부 과학자들은 최근 북미 지역 폭염도 이 같은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의 결과라고 본다.

연구팀은 2010년부터 2018년까지 브라질 지역의 아마존 일대 대류권(고도 10㎞ 이하) 내 이산화탄소와 일산화탄소 농도 데이터를 수집해 분석했다. 특히 브라질 아마존 동부와 서부 지역의 탄소배출량을 비교 분석한 결과 동부에서의 탄소배출량이 서부보다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 대상 기간 동안 아마존 남동부 지역에서는 벌목이 광범위하게 이뤄졌고, 그로 인해 토양이 건조해지고 산불이 자주 일어나면서 탄소 흡수원이 아닌 배출원이 됐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아마존 열대우림의 벌목은 해당 지역의 탄소 흡수·배출의 균형을 깨뜨리면서 기후변화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생물 다양성을 위협한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를 이끈 브라질 국립우주연구소의 루치아나 가티 박사는 “아마존 파괴는 전 지구적 탄소흡수 용량까지 감소시켜 남미와 북미 지역 기후에 영향을 미치고, 나비효과처럼 지구 전체 기후에 변화를 일으킨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중국 중산대 환경과학기술학부, 광둥성 환경오염통제관리기술연구소 공동연구팀은 전 세계 25개 메가시티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52%를 발생시키고 있다고 14일 밝혔다. 메가시티는 인구 1000만명 이상이 거주하고 활동하는 거대 도시를 말한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환경 분야 국제학술지 ‘최신 지속가능 도시학’ 7월 13일자에 실렸다.

연구팀이 전 세계 53개국 167개 주요 도시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분석한 결과 중국과 인도의 대도시들은 선진국 도시들보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월등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167개 도시 중 중국 상하이·쑤저우, 일본 도쿄, 러시아 모스크바, 터키 이스탄불 등 상위 25개 도시가 온실가스 배출의 52%를 차지하고 있다.

연구팀은 “열대우림 파괴, 지속가능하지 못한 도시 확대 등을 통제하지 못한다면 인류는 여섯 번째 대멸종의 길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2021-07-15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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