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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슨 꿈을 이뤘다, ‘카르만 라인’ 엿보는 첫 상업 우주관광 성공

브랜슨 꿈을 이뤘다, ‘카르만 라인’ 엿보는 첫 상업 우주관광 성공

임병선 기자
입력 2021-07-11 06:22
업데이트 2021-07-12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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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브랜슨 회장이 유니티 22호 좌석에 앉아 모선 이브로부터 분리되는 시간을 고대하고 있다. 뒤쪽에 버진 갤럭틱 임원 둘의 모습이 보인다. CNN 화면 캡처
리처드 브랜슨 회장이 유니티 22호 좌석에 앉아 모선 이브로부터 분리되는 시간을 고대하고 있다. 뒤쪽에 버진 갤럭틱 임원 둘의 모습이 보인다.
CNN 화면 캡처
11일 밤 11시(한국시간)쯤 첫 우주 상업관광에 나서는 VSS 유니티 탑승자들. 왼쪽부터 데이브 맥케이, 콜린 베넷, 베스 모지스, 리처드 브랜슨, 시리샤 반들라, 마이클 마수치. 버진 갤럭틱 제공 AP 자료사진 연합뉴스
11일 밤 11시(한국시간)쯤 첫 우주 상업관광에 나서는 VSS 유니티 탑승자들. 왼쪽부터 데이브 맥케이, 콜린 베넷, 베스 모지스, 리처드 브랜슨, 시리샤 반들라, 마이클 마수치.
버진 갤럭틱 제공 AP 자료사진 연합뉴스
리처드 브랜슨 회장이 우주여행 출발 두 시간 전, 맨발의 일론 머스크와 찍은 사진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다. 머스크는 이날 브랜슨 회장의 도전을 지켜보기 위해 현장을 찾겠다고 약속했다. 리처드 브랜슨 트위터 캡처
리처드 브랜슨 회장이 우주여행 출발 두 시간 전, 맨발의 일론 머스크와 찍은 사진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다. 머스크는 이날 브랜슨 회장의 도전을 지켜보기 위해 현장을 찾겠다고 약속했다.
리처드 브랜슨 트위터 캡처
영국의 괴짜 억만장자 리처드 브랜슨(71) 버진그룹 회장이 ‘카르만 라인’을 엿보는 첫 상업 우주관광을 마치고 지구로 귀환 중이다. 브랜슨은 11일 밤 11시 40분(한국시간) 뉴멕시코주 스페이스포트 아메리카를 이륙한 로켓비행선 ‘VSS 유니티’에 몸을 실어 ‘우주의 끝’을 엿보는 첫 상업 우주관광에 참가했다. 당초 밤 10시쯤 이륙할 예정이었지만 90분 늦춰졌는데 다시 10분 정도 지연돼 이륙했다. 12일 0시 25분쯤 모선 이브에서 유니티가 분리돼 자체 엔진을 점화해 우주로 날아오른 뒤 8분쯤 뒤부터 고도를 떨어뜨려 귀환하고 있다. 브랜슨 회장은 뒷좌석의 버진 갤럭틱 임원이 발로 하이파이브를 시도하자 팔을 뒤로 뻗어 응수했다. 0시 39분 활주로에 무사히 착륙해 첫 상업 우주여행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 ‘카르만 라인’ 3~4분 감상, 우주관광 안전성 완벽 증명

  ‘유니티’에는 버진갤럭틱 소속 비행사 둘과 브랜슨을 비롯해 회사 임원 넷 등 모두 여섯 명이 탑승했다. 2018년 12월 첫 시험발사 이후 세 차례 성공했는데 두 번째까지는 조종사들만 탑승했고, 세 번째 시험에 승객을 한 명만 태웠는데 이번에는 승객 넷 전원을 모두 처음으로 태웠다.

 ‘유니티’가 모선 ‘이브’에서 분리돼 활주로에 착륙하는 순간까지만 따지면 대략 14∼17분이다. 엔진이 점화한 뒤 60초 정도 솟구치면 그야말로 눈깜짝할 사이에 지표면으로부터 80㎞ 지점에 이른다. 이곳에서 이른바 ‘카르만 라인(karman line)’을 살짝 엿봤다. 흔히 지구 대기권과 우주의 경계를 의미하는데 ‘우주의 끝’이라고도 한다. 3~4분 정도 무중력 상태도 경험했다.

 버진 갤럭틱은 예약을 받아 약 25만 달러(약 2억 8000만원)에 700장 가까운 티켓을 이미 팔았다. 예약자로는 톰 행크스, 저스틴 비버, 레이디 가가 등 유명인들이 망라돼 있다.

 아마존 창업자이며 블루 오리진을 세운 제프 베이조스(57)가 오는 20일 발사 일정을 확정하자 당초 연말쯤 우주비행기 탑승 계획을 갖고 있었던 브랜슨이 아흐레 앞으로 당겨잡아 상업 우주관광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회사는 올해 두 차례 더 비행을 한 뒤 내년부터 본격적인 상업 서비스를 시작해 4만 달러(약 4600만원)까지 가격을 낮추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브랜슨은 성명을 내 “우주는 우리 모두에 속한다고 진정 믿는다”며 “뛰어난 임무 전문가들로 구성된 승무 팀의 일원으로서 우리의 미래 우주비행사들이 수행할 여정을 증명해내고 우리 고객들이 버진으로부터 바라는 독특한 소비 경험을 전달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것이 영광스럽다”고 장도에 오르는 소감을 밝혔다.

 그가 처음 이 계획을 구상한 것은 2004년이었는데 당시 그는 2007년이면 상업 서비스가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2014년 개발 실험에 실패하며 한 명이 목숨을 잃고 한 명이 다치는 사고 등 숱한 기술적 장애 때문에 모험을 즐기는 자신의 인생 최대 고비를 맞았다.

 브랜슨은 BBC에 “어릴 적부터 우주로 가고 싶었다. 그리고 바라건대 수백, 수천명이 앞으로 100년 동안 우주로 나아가게 하는 데 도움이 되고 싶다”면서 “왜 그들이 우주로 가면 안되는가? 우주는 특별하다. 우주는 대단하다. 난 사람들이 우주에서 아름다운 우리 지구를 돌아보게 하고 집으로 돌아와 다시 그런 마법 같은 일을 위해 열심히 일하게 만들고 싶다”고 털어놓았는데 이제 그 꿈을 이뤘다.
  ●베이조스 달 착륙 52주년 기념일에 브랜슨보다 더 높이

 아흐레 뒤에는 베이조스가 우주개척 스타트기업 ‘블루 오리진’의 탐사로켓에 직접 몸을 실어 우주로 나아간다. 두 억만장자 모두 우주와 지구 대기권의 경계를 의미하는 ‘카르마 라인’을 직접 보러 가는 상업 우주관광의 첫 발을 앞서거니 뒤서거니 뗀다는 의미가 있다.

 베이조스는 탐사 일정을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 52주년 기념일에 맞췄다. 그는 브랜슨과 달리 로켓형 우주선에 탑승한다. 블루 오리진이 만든 ‘뉴 셰퍼드’ 우주선은 유인 모듈을 탑재한 로켓 형태로 20일 텍사스주 서부 사막에서 발사된다. 조종사 없이 모든 시스템을 컴퓨터로 제어한다.

 베이조스는 로켓에서 분리된 유인 캡슐을 타고 낙하산을 펼쳐 지상에 착륙할 때까지 약 10분간 우주 비행을 체험한다. 브랜슨보다 더 짧다. 대신 브랜슨보다 더 높이 날아오른다. 베이조스의 우주 로켓은 100㎞ 이상 날아오른다. 블루 오리진은 브랜슨의 유니티 비행 고도 80㎞는 카르만 라인 근처도 아니라고 평가절하한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100㎞만 카르만 라인이라고 고집해선 안된다고 보고 있다. 버진 갤럭틱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와 연방항공청(FAA) 모두 고도 80㎞ 이상을 우주의 기준으로 본다는 점을 들어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고 반박했다.
리처드 브랜슨의 우주 상업관광 비행 아흐레 뒤 비슷한 모험에 나서는 제프 베이조스가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아이다호주 선밸리에서 매년 열리는 억만장자 모임에 빌 게이츠와 함께 참석해 대화를 나누며 걷고 있다. 선밸리 게티이미지
리처드 브랜슨의 우주 상업관광 비행 아흐레 뒤 비슷한 모험에 나서는 제프 베이조스가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아이다호주 선밸리에서 매년 열리는 억만장자 모임에 빌 게이츠와 함께 참석해 대화를 나누며 걷고 있다.
선밸리 게티이미지
 블루 오리진은 또 브랜슨의 여행은 탄소 배출로 지구 환경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고 공격하는 트윗을 날렸다. 한번 여행할 때마다 영국 런던에서 미국 뉴욕까지 비행하는 양과 같은 탄소를 배출한다며 신경을 건드렸다. 

 베이조스는 82세 할머니 월리 펑크와 함께 우주로 향한다. 펑크는 1960년대 초 미국 항공우주국(NASA) 우주비행사 시험을 통과했지만, 여성이라는 이유로 실제 우주비행을 하지 못한 한풀이에 나선다. 그녀는 브랜슨의 여행에도 예약자로 이름을 올렸다. 또 베이조스의 남동생 마크와 경매를 통해 우주 관광 티켓을 2800만 달러에 낙찰받은 한 명도 동참하는데 아직 그의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블루 오리진은 우주관광 상품 가격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시초가는 20만 달러(약 2억 3000만원) 수준에서 책정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머스크는 9월에 궤도여행, 지상 400㎞는 올라가야 우주지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50)가 설립한 우주 탐사기업 스페이스X는 오는 9월 민간인 4명을 우주선에 태워 지구를 공전하는 궤도 비행에 도전한다. 지표면으로부터 400㎞ 가까이 된다. 머스크는 지난주 트위터를 통해 “우주에 도달하는 것과 (더 먼) 궤도까지 가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며 블루 오리진과 버진 갤럭틱의 우주 관광을 모두 한 수 아래, 초보 수준으로 평가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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