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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패권전쟁 희생양 디디추싱 20% 폭락…공모가 이하로 곤두박질

미·중 패권전쟁 희생양 디디추싱 20% 폭락…공모가 이하로 곤두박질

김규환 기자
입력 2021-07-07 14:50
업데이트 2021-07-07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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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증시에 지난달 30일 상장한 중국 최대 차량공유업체 디디추싱이 미중 패권전쟁의 또 다른 희생양이 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진은 디디추싱 애플리케이션. 서울신문 DB
미국 증시에 지난달 30일 상장한 중국 최대 차량공유업체 디디추싱이 미중 패권전쟁의 또 다른 희생양이 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진은 디디추싱 애플리케이션. 서울신문 DB
미국 증시에 지난달 30일 상장한 중국 최대 차량공유업체 디디추싱(滴滴出行)이 미중 패권전쟁의 또 다른 희생양이 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6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디디추싱의 주가는 전날보다 19.58% 폭락한 주당 12.49달러를 기록했다. 공모가(14달러) 이하로 곤두박질친 것이다. 이날 디디추싱 주가의 급락은 중국 정부가 중국기업의 해외증시 상장 기준을 강화하겠다고 밝힘에 따른 것으로 풀이되지만, 이는 표면적인 이유일 뿐이고 근본적인 이유는 미중 패권 다툼이라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이날 분석했다.

FT에 따르면 중국은 기본적으로 자국 기업이 고객 데이터를 전부 정부에 넘겨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민을 효과적으로 통제하기 위해서다. 이에 비해 미국은 뉴욕 증시에 상장하려면 미국 정부도 데이터 접근이 가능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미국은 미국 증시에 상장한 중국 기업이 이 같은 요구를 거절할 경우 상장폐지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마련하고 있다. 이에 대응해 중국은 지난 6월 데이터 보안법을 통과시켰다. 법안의 주요 내용은 중국의 기업이 외국 정부에 테이터를 제출할 경우, 중국 정부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미중이 데이터 전쟁을 벌이고 있다는 얘기다.

이 와중에 디디추싱은 뉴욕증시 상장을 강행했다. 당초 디디추싱은 홍콩을 우선 순위에 두었으나 홍콩상장이 더뎌지자 미국으로 방향을 틀었고, 결국 디디추싱은 지난달 30일 뉴욕증시에 상장했다. 중국 정부는 앞서 “시기가 좋지 않다”며 미국 증시 상장을 연기할 것을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의 권고에도 디디추싱이 미증시 상장을 강행하자 중국 정부는 보복 카드를 꺼내들었다. 중국의 앱스토어에서 디디추싱의 앱을 다운로드 받을 수 없도록 하는 것은 물론 보안조사를 하고 있다. 보안조사를 하는 동안에는 신규 고객을 받을 수 없어 기업은 막대한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패권전쟁 와중에 권고를 무시한 디디추싱에 대해 중국 정부가 가혹한 보복을 하고 있는 것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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