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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수급자 생활고 비극… 또 구멍 뚫린 복지그물망

기초수급자 생활고 비극… 또 구멍 뚫린 복지그물망

오세진 기자
입력 2021-07-06 21:46
업데이트 2021-07-07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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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서구 다세대주택 일가족 3명 숨진 채 발견

최근까지 공과금 체납한 적 없어
복지사각 발굴시스템서 확인 안 돼
시신 부패 상당히 진행… 오늘 부검
서울 강서구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일가족 3명이 정부의 생계급여를 받는 기초수급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6일 서울 강서경찰서와 강서구청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2시 30분쯤 강서구 화곡동의 한 다세대주택에 살던 어머니 A씨와 아들 B씨, 이들과 친척 관계인 C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발견 당시 시신은 부패가 상당히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따로 살던 A씨의 다른 아들로부터 ‘어머니와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내용의 신고를 접수하고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서 외부인의 침입 흔적이나 범행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할 만한 흉기 등은 발견하지 못했다. 유서도 없었다.

어머니 A씨와 그의 아들 B씨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지정돼 그동안 구청으로부터 생계급여와 의료급여, 주거급여를 지원받고 있었다. 함께 숨진 C씨 역시 주소는 다르지만,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인 것으로 전해졌다. 숨진 일가족은 평소 주민들과 교류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한 이웃 주민은 “각 세대에 쓰레기봉투를 갖다 주려고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얼굴을 비추지 않고 집 안에 머물면서 ‘그냥 놓고 가라’고 했었다”면서 “거의 은둔 생활을 했던 사람들”이라고 전했다.

이들의 정확한 사망 시점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강서구청 관계자는 “복지사각지대 발굴시스템에서 최근까지 이 가정에서 공과금을 체납한 사실은 확인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사망자들에 대한 부검은 7일 진행된다. 경찰 관계자는 “사망자들의 최근 통화내역 등 생활 반응, 부검 결과 등을 종합해서 사망 시점과 사망 경위 등을 확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2021-07-07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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