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러진 채 발견됐던 외주업체 직원 2명 모두 사망
부산 조선소 화장실서 황화수소·암모니아 누출…2명 사상
26일 오전 부산 사하구 한 조선소 화장실에서 암모니아와 황화수소가 누출돼 1명이 사망하고 1명이 다쳤다. 경찰과 소방은 이들이 1층 화장실에서 유출된 암모니아와 황화수소를 마셔 사고를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2021.6.26
부산소방본부 제공
부산소방본부 제공
부산 사하구의 한 조선소 화장실에서 발생한 황화수소·암모니아 누출 사고 피해자 2명 중 생존자 1명도 끝내 숨졌다.
27일 경찰에 따르면 26일 오후 9시 30분쯤 부산의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20대 남성 A씨가 사망했다.
A씨는 사하구의 한 조선소 화장실에서 누출된 고농도의 황화수소와 암모니아를 마셔 26일 오전 11시 4분쯤 병원으로 옮겨졌다.
당시 A씨와 화장실에서 같이 쓰러진 채 발견됐던 40대 B씨는 앞서 오전 11시 42분쯤 병원에서 숨졌다.
선박전기설비 외주업체 직원인 A씨와 B씨는 이 화장실에서 누출된 황화수소와 암모니아를 흡입한 뒤 쓰러졌다.
이들을 다른 직원이 발견하고 119에 신고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두 사람 모두 깨어나지 못했다.
119가 화장실 내 황화수소 수치를 확인한 결과 안전수치 15㏙의 16배를 넘는 250㏙이었다.
경찰은 주말이나 공휴일이면 이 화장실에서 유독 가스 냄새가 계속 발생해 직원이 사하구청에 여러 차례 신고해왔고, 이날 특히 냄새가 많이 났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황화수소는 썩은 달걀 냄새가 나는 무색의 악취가스로 흡입하기만 해도 질식을 일으킬 수 있는 대표적인 독성 가스다.
암모니아도 유해가스로 좁은 공간에서 흡입할 경우 의식을 잃을 수 있다.
경찰은 숨진 2명을 부검해 정확한 사망 원인을 밝히는 한편 화장실 오수관로를 관리하는 부산환경공단 등을 상대로 유독가스 발생 원인을 수사하고 있다.
부산에서는 2018년 한 폐수처리업체에서 황화수소가 누출돼 노동자 3명이 숨지고 1명이 의식불명에 빠진 적 있었다. 또 2019년 7월에도 부산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 인근 공중화장실에서 여고생이 누출된 황화수소를 흡입해 숨졌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