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자료사진.
23일 전국택배노동조합 등에 따르면 택배노동자 A(61)씨가 전날 오전 9시쯤 대전의 한 CJ대한통운 대리점에서 상차 작업(분류된 택배를 차에 싣는 작업)을 하다가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다. A씨는 뇌출혈이 심해 의식을 되찾지 못한 상태로 현재 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해있다.
A씨가 올해로 약 6년째 일하고 있는 이 대리점은 택배 분류작업 전담인력이 배치된 사업장이었으나 투입된 전담인력이 부족해 A씨를 포함한 택배노동자들도 함께 분류작업을 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택배 배송·집화 업무에 더해 분류작업을 병행하던 A씨의 주당 노동시간은 70시간에 달했다는 것이 노조의 설명이다.
이에 CJ대한통운 관계자는 “A씨의 평소 택배 배송 물량은 140개 정도로 같은 대리점에서 근무하는 다른 택배기사들보다 배송 물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었다”면서 “A씨는 평소 분류작업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저희는 파악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A씨는 배송보다는 잡화점 1곳에 가서 물건들을 가져오는 집화 작업을 중심으로 일했다”면서 “대리점에도 평소 오전 9시쯤 출근해서 오후 6~7시쯤 퇴근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A씨의 평소 노동강도가 높은 편이 아니었고 노동시간 면에서도 주 60시간 범위 안에 있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택배노조의 설명은 달랐다. 택배노조 관계자는 “A씨가 오전 9시쯤부터 출근을 하기 시작했을 때는 택배노조가 택배노동자 과로사 방지를 위한 사회적 합의 이행 촉구를 위해 파업에 돌입했던 지난 9일부터였다”면서 “그전까지 A씨는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일을 하며 배송 전 분류작업을 위해 평소 오전 7시에 출근했고, 한 주 중 배송 물량이 가장 많은 화요일에는 오전 6시 30분에 출근했다”고 밝혔다.
앞서 택배업계 노사와 정부, 국회는 택배사가 오는 9월부터 분류작업 전담인력을 추가로 투입해 택배사가 내년부터 분류작업을 책임지고 택배노동자 노동시간을 하루 12시간, 주당 60시간 이내로 제한하는 방안 등에 전날 합의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