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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교통사고에도 인종 격차…코로나19 이후 흑인 사망 급증

美교통사고에도 인종 격차…코로나19 이후 흑인 사망 급증

김태균 기자
입력 2021-06-23 14:02
업데이트 2021-06-23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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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현지시간) 흑인 조지 플로이드를 사망하게 한 백인 경찰 데릭 쇼빈이 유죄를 선고받자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의 ‘조지 플로이드 광장’에서 시민들이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라고 쓴 피켓을 들고 환호하고 있다.  미니애폴리스 EPA 연합뉴스
20일(현지시간) 흑인 조지 플로이드를 사망하게 한 백인 경찰 데릭 쇼빈이 유죄를 선고받자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의 ‘조지 플로이드 광장’에서 시민들이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라고 쓴 피켓을 들고 환호하고 있다.
미니애폴리스 EPA 연합뉴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영향으로 사회 곳곳에서 격차와 차별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에서는 이러한 경향이 교통사고 사망률에도 고스란히 반영된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턴포스트(WP)는 22일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교통사고가 이전보다 더 늘어난 가운데 흑인들의 사망률이 백인들에 비해 월등히 높아졌다”고 전했다.

미 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발표한 지난해 도로 위 사망자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재택근무 등으로 집에 머무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전체 자동차 주행거리는 줄어들었지만 교통사고는 오히려 7%가 증가했다. 이를 통해 총 3만 8680명이 사망했다.

교통사고 증가의 상당부분이 코로나19 이전보다 한산해진 도로에서 과속운전을 하다 빚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흑인 사망자의 수(7494명)는 전년대비 23%나 늘어나며 전체 평균을 압도했다.

WP는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기 이전에도 흑인의 사망률은 백인에 비해 25%가량 높았다”면서 “이러한 격차가 코로나19 이후 더욱 벌어진 이유에 대해 많은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유색 인종 집단에서 더 빠르게 퍼진 것처럼 교통사고 증가도 기존의 불평등과 연관돼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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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DC 메운 대규모 군중
워싱턴 DC 메운 대규모 군중 흑인 인권 운동가 마틴 루서 킹 목사의 ‘나에게 꿈이 있습니다’라는 명연설이 나온지 57주년이 되는 28일(현지시간) 그의 손녀 욜란다 르네가 미국 워싱턴DC 링컨 기념관 앞에서 대규모 군중을 향해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
워싱턴 AP 연합뉴스
흑인을 비롯한 유색인종은 코로나19 팬데믹 중에도 재택근무가 불가능한 육체노동의 비율이 높다는 점이 지적됐다. 화이트컬러 직종의 비율이 백인들에 비해 낮기 때문이다. 이들이 교통량이 적어진 도로에서 더 과속운전을 하다 보니 치명적인 사고가 증가했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추론이다.

흑인들의 교통사고 사망률은 최근 몇년간 더욱 가파르게 상승해 왔다. 민간단체인 고속도로안전감독관연합회(GHSA)가 2015~2019년 데이터를 분석한 데 따르면 다양한 유형의 교통사고에서 흑인이 백인보다 높은 비율로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흑인들의 보행자 사망률은 백인의 2배에 이른다.

코니 피카사 아이오와대학 교수는 “교통안전에서의 불평등은 매우 오래된 문제”라면서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흑인들의 교통사고 사망률이 더 늘어난 것은 바로 이러한 역사적 요인에 기인한다”고 말했다.

김태균 선임기자 windse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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