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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 안나는 집안일. 줄지 않는 남녀차

티 안나는 집안일. 줄지 않는 남녀차

나상현 기자
입력 2021-06-21 18:10
업데이트 2021-06-21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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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급 가사노동 가치 500조 육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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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노동’으로 불리는 무급 가사노동이 2019년 한 해 500조원에 육박하는 경제적 가치를 창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4년보다 35.8% 증가한 것으로, 같은 기간 우리나라 명목 국내총생산(GDP) 증가율(23.1%)보다 더 높은 수치다. 또 여성 1명이 창출하는 가사노동 가치는 연간 1380만원으로 남성(521만원)의 2.6배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빠르게 증가하는 가사노동 가치를 공적 영역으로 가져올 수 있도록 정부가 고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가사노동 가치 비율, GDP의 4분의1 달해

21일 통계청이 발표한 ‘가계생산 위성계정’(무급 가사노동가치 평가)에 따르면 2019년 무급 가사노동의 경제적 가치는 490조 9000억원으로 2014년보다 35.8% 증가했다. 가계생산 위성계정 통계는 생산 활동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지만 GDP에 반영되지 않는 음식 준비, 청소, 자녀 돌보기 같은 무급 가사노동을 화폐가치화한 것이다.

GDP 대비 가사노동 가치 비율은 2004년 22.1%, 2009년 22.4%, 2014년 23.1%, 2019년 25.5%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특히 2014년과 2019년을 비교하면 GDP는 1562조 9000억원에서 1924조 5000억원으로 23.1% 증가했는데, 가사노동 가치는 이보다 12.7% 포인트 더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이는 지난 5년간 가사노동 시간이 늘면서 전체 가치를 상승 견인한 영향이다.

●남성 가사노동 가치 5년전 보다 50% 증가

통계청 관계자는 “이론적으로는 기술 발전으로 가사노동 시간이 더 줄었을 것으로 생각하는데, 2014년 135분이던 1인당 무급 가사노동 시간이 2019년 136분으로 오히려 늘었다”고 설명했다.

가사노동 시간이 늘어난 것은 남성의 가사 참여도가 증가한 영향이 크다. 2019년 남성의 1인당 가사노동 가치는 521만원으로 5년 전보다 49.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여성은 27.9% 증가한 138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남성이 전체 가사노동 가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4.5%에서 27.5%로 늘었다. 또 과거엔 주부 등 비취업자가 가사노동에 더 많이 참여했으나, 맞벌이 가구와 1인 가구의 증가로 취업자의 가사노동 가치 비중도 45.8%에서 48.1%로 증가했다.

●“일부 가사노동, 공적 영역으로 끌어와야”

지난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집에서 보낸 시간이 늘면서 가사노동의 가치가 더 늘었을 것으로 전망된다. 윤자영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가가 모든 가사노동을 책임질 순 없지만, 돌봄노동과 같이 일부 가사노동을 공적 영역으로 끌어올 수 있는 부분이 더 없는지 적극적으로 살펴봐야 한다”고 밝혔다.

세종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2021-06-22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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