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면서 환경보호 ‘플로깅’ 직접 해보니
MZ세대 중심 스웨덴 ‘플로깅’ 운동 인기한국에선 ‘쓰담 달리기’ ‘줍깅’으로 불려
3시간 동안 6.1㎞ 이동하며 345㎉ 소모
쓰레기 주울 때 다리 굽혀 운동효과 커
“등산객들도 즉석 동참·응원해줘서 뿌듯”
본지 김가현 수습기자가 지난 19일 오전 8~12시까지 서울 반포 한강공원과 광진구 아차산에서 ‘플로깅’ 모임에 직접 참여해봤다. 사진은 반포 한강공원에서 고민주(왼쪽)씨와 강달해(오른쪽)씨가 수거한 쓰레기를 모아 쓰레기통에 버리는 모습.
지난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반포 한강공원에서 플로깅을 마친 고민주(29·여)씨는 거창한 이유를 대지 않았다. 플로깅을 하는 이유로 “내가 하고 싶고, 좋아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아침 일찍 나와 조깅도 하고, 좋은 경치도 보고 보람까지 챙길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이 두 번째 플로깅이라고 설명한 고씨는 “지난주엔 음식물 쓰레기가 너무 많았다”며 “사람들이 좋은 일을 한다면서 말 걸어줄 땐 기분도 좋다”고 말했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사이에서 조깅하며 쓰레기를 줍는 플로깅이 인기를 끌고 있다. 스웨덴어로 ‘이삭을 줍는다’는 뜻의 플로카우프(Plocka upp)와 영어로 달리기를 의미하는 조깅(Jogging)이 더해져 만들어진 이 단어는 우리 말로 ‘줍깅’, ‘쓰담(쓰레기 담는) 달리기’ 등으로 불린다. 반응이 뜨겁다. 20일 기준 인스타그램에 플로깅을 검색하면 3만 4000여개의 게시물이 조회될 정도다. 서울신문은 지난 19일 오전 8~12시까지 반포 한강공원과 광진구 아차산에서 플로깅 모임에 참여해봤다. 생각보다 운동 효과가 좋았고, 쓰레기가 너무 많이 나와 놀랐다.
반포 한강공원에서 플로깅한 경로와 거리, 시간, 칼로리가 스마트폰에 기록된 모습.
아차산에서 플로깅한 경로와 거리, 시간, 칼로리가 스마트폰에 기록된 모습.
아차산에서 플로깅에 참여한 참가자들이 수거한 쓰레기들.
아차산에서 만난 박현재(34)씨는 “플로깅을 할 때 비가 온 적이 있는데, 그럼에도 다들 신나서 한 기억이 있다”며 “환경에 관심이 많지 않더라도 일단 참여하게 되면 기분이 좋아지고, 열정적으로 참여하게 돼 10번째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준근(32)씨는 “플로깅의 매력은 좋은 거 더하기 좋은 거”라면서 “등산하는 분들이 자발적으로 쓰레기봉투를 받아 즉석에서 참여하는 모습을 볼 때 의미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성원·수습 김가현 기자 lsw1469@seoul.co.kr
2021-06-21 10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