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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광주 붕괴참사 감리자 등 불러 의무규정 이행여부 집중 추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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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ㅣ 수정 : 2021-06-15 14:58 사회 섹션 목록 확대 축소 인쇄
17명의 사상자를 낸 광주 학동 재개발 건물 붕괴 참사를 수사 중인 경찰이 감리자와 건물 해체(철거) 계획서 작성자를 대상으로 의무 규정 이행 여부를 조사 중이다.

광주경찰청 수사본부는 15일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입건된 건물 철거 감리자 A씨와 건물 해체 계획서 작성자 B씨를 불러 조사했다.

경찰은 굴삭기 기사가 ‘건물 철거 계획서와 감리자를 본 적 없고 시행·시공사가 지시한 대로 작업했다’는 진술을 토대로 부실한 관리·감독 경위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경찰은 감리자는 중요한 철거 작업장 등 현장에서 위험 요소를 판단하고 관리해야 하는데도 이를 소홀히한 것으로 판단하고 A씨를 상대로 현장에 가지 않은 이유 등을 집중 추궁했다.

그러나 감리자의 의무 규정이 애매해 혐의 적용에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년 전 서울 잠원동 건축물 붕괴 사고 이후 지난해 5월부터 새로 시행된 ‘건축물관리법’은 500㎡이상 건축물 해체시 ▲해체계획서 작성후 관할 관청 허가 ▲감리자 지정 ▲관련 면허 소지 등을 의무화했다.

상주 감리자는 공사금액의 2.5%를 받고 철거의 모든 절차를 현장에서 지도·감독토록 돼 있다. 그러나 이번 광주 붕괴 사고현장에 적용된 비상주 감리제도는 구체적 의무 규정이 명시되지 않았다. 감리비용의 법적 요율도 현장 업체와 계약에 따라 결정하도록 규정했다. 시공사가 공사비를 줄이기 위해서는 굳이 상주 감리자를 쓰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경찰은 감리자는 위험요소가 큰 중요한 작업장에서 공사 절차를 감독해야한다는 ‘국토교통부의 고시사항’을 토대로 혐의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고시는 ‘감리자는 안전 점검표 기록, 건물 해체 과정 촬영을 해야 한다. 또 추락·낙하 위험이 있는 작업과 건설 장비를 활용하는 위험 작업 등에 작업 현장에 수시로 입회해 지도·감독할 의무가 있다’ 고 명시됐다. 그러나 상주와 비상주 감리자에 대한 명확한 구분이 없어 논란이 예상된다.

A씨는 비상주 감리 계약을 체결했다는 이유로 철거 현장에 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가 감리 책임을 다했는지, 감리 일지를 왜 작성하지 않았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 중이다.

경찰은 또 건물 해체 계획서 작성자 B씨를 불러 조사 중이다.

B씨는 한솔기업㈜이 ‘외주’를 맡긴 서울 모 건축사무소 소속 직원으로 건물 해체계획서를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가 작성한 계획서를 경기도 모 건축사무소 건축사가 검토했다. 이후 광주의 한 건축사무소장이자 감리자인 A씨가 계획서를 최종 확인했다.

A씨는 해체 감리 확인서에 ‘타당하다고 사료됨’이라고만 적고, 구조 안전성을 어떻게 확인했는지 밝히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직접 철거작업을 맡은 백솔건설 대표 등을 상대로 재하청을 확인하고 재건축조합과 시공사,1차 하청업체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불법 다단계 하도급 여부를 규명키로 했다.

백솔건설은 일반건축물과 석면(지정폐기물) 철거 공사를 각각 한솔기업과 다원이앤씨로부터 수주했다.

이는 모두 재하청으로 불법이다. 경찰은 다원이앤씨가 재건축조합으로부터 따내 백솔건설에 재하청한 석면철거 공사가 노동청 신고에는 다른 회사 이름으로 돼 있다는 혐의를 잡고 사실 관계를 확인 중이다.

백솔건설은 석면 해체 면허를 타 업체에서 빌려 무자격 철거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또 불법 하청 구조가 업체 간 지분 쪼개기, 이면 계약 등을 통해 이뤄졌다는 점도 수사 중이다. 또 다른 업체가 깊이 연루됐다는 의혹도 살펴보고 있다.

경찰은 이미 입건된 7명에 대해 혐의가 입증되는 대로 금명간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한편 지난 9일 오후 학동 4구역 재개발사업 철거 현장에서 무너진 5층 건물이 승강장에 정차 중인 시내버스를 덮치면서 9명이 숨지고, 8명이 크게 다쳤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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