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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중국·베트남인 자국에서 인기 좋은 한국 문화재 밀반출하려다 적발

일본·중국·베트남인 자국에서 인기 좋은 한국 문화재 밀반출하려다 적발

이천열 기자
이천열 기자
입력 2021-06-15 13:48
업데이트 2021-06-15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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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인사동 등에서 한국 문화재를 구입해 자국으로 밀반출하려던 일본인, 중국인, 베트남인 등이 무더기로 붙잡혔다. 한국 도둑들이 일본 사찰에서 고려 금동관음보살좌상을 훔쳐 재판 중이지만 반대로 국내에서도 해외로 많이 밀반출되는 상황이다.

대전경찰청과 문화재청은 15일 대전경찰청에서 브리핑을 열고 한국 4명, 일본 3명, 중국 2명, 베트남과 독일 각각 1명 등 모두 11명을 문화재보호법 위반 혐의로 적발해 기소유예했다고 발표했다. 경찰은 이들이 밀반출하려한 도자기, 고서적, 고가구 등 문화재 92점을 압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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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경찰청과 문화재청이 15일 대전경찰청에서 브리핑을 하면서 한국인 뿐 아니라 일본, 중국, 베트남인들이 해외 및 자국으로 밀반출하려던 국내 문화재를 압수해 전시하고 있다.
대전경찰청과 문화재청이 15일 대전경찰청에서 브리핑을 하면서 한국인 뿐 아니라 일본, 중국, 베트남인들이 해외 및 자국으로 밀반출하려던 국내 문화재를 압수해 전시하고 있다.
이들은 2013년 말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인사동 등에서 도자기와 고서적 등을 구입해 신문지로 포장한 뒤 가방에 숨겨 공항과 항만의 문화재감정관실에 신고하지 않고 밀반출하려고 했다. 경찰은 브리핑에서 “이들은 관광객인 것처럼 입국해 1만원에서 수십만원에 문화재를 구입한 뒤 자국에 밀반출해 비싸게 팔려던 외국인으로 골동품판매상도 있지만 일본 한국사 연구원 등도 섞여 있다. 일당은 아니다”며 “한국인은 미국, 일본 등에 문화재 매입자를 정해놓고 밀반출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재일교포 A(62)씨는 2017년 7월부터 10월까지 청자와 분청사기 등 38점을 국제택배로 일본에 밀반출했으나 문화재청 등의 설득으로 한국에 귀속시켰다. 경찰 관계자는 “문화재 일반출이 적발되면 대부분 ‘문화재인 줄 몰랐다’고 변명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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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경찰청과 문화재청이 15일 대전경찰청에서 문화재 밀반출 사건을 브리핑하고 있다.
대전경찰청과 문화재청이 15일 대전경찰청에서 문화재 밀반출 사건을 브리핑하고 있다.
심지연 청주국제공항 문화재감정위원은 “이번에 적발된 것은 문화재 가치가 높은 것으로 나중에 감정이 이뤄지면 보물 등도 있을 것”이라며 “국내 주요 문화재 매매시장은 인사동과 충주 앙성면, 대구 봉산동 등 3곳으로 중국과 일본은 물론 베트남 등에서도 한국 문화재를 매우 선호한다. 한국 고가구는 중국 뿐 아니라 여러 나라에서 자택 인테리어 등을 할 때 좋아하는 품목”이라고 했다.

문화재 밀반입과 밀반출은 더러 국가 간에 외교 마찰을 불러온다. 김모(당시 69)씨 등 한국 문화재절도단이 2012년 10월 일본 쓰시마 간논지(觀音寺)에서 고려 금동관음보살좌상을 훔쳐온 사건이 대표적이다. 1330년 서산 부석사에서 제작된 이 불상이 ‘왜구’의 약탈로 일본에 건너간 것으로 추정되자 부석사에서 소유권을 주장하며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1심 재판부는 “불상에 ‘고려국 서주(서산)’라는 기록이 있다”며 부석사의 손을 들어줬으나 재판이 계속돼 일본과 외교적 마찰을 빚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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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절도범들이 일본 사찰에서 훔쳐 국내로 밀반입하면서 일본 측과 마찰을 낳고 있는 금동관음보살좌상. 문화재청 제공
한국 절도범들이 일본 사찰에서 훔쳐 국내로 밀반입하면서 일본 측과 마찰을 낳고 있는 금동관음보살좌상. 문화재청 제공
글·사진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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