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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에 28억원, 세계서 가장 비싼 약” 맞고 살아난 신생아

“1회에 28억원, 세계서 가장 비싼 약” 맞고 살아난 신생아

김채현 기자
김채현 기자
입력 2021-06-02 21:57
업데이트 2021-06-02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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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희귀병을 앓고 있는 생후 5개월 아기가 회당 약 28억원의 치료제를 투여받았다. ‘더 선’ 캡처
영국에서 희귀병을 앓고 있는 생후 5개월 아기가 회당 약 28억원의 치료제를 투여받았다. ‘더 선’ 캡처
세계서 가장 비싼약 ‘졸겐스마’
희귀병 아기 살린 ‘기적의 치료제’


영국에서 희귀병을 앓고 있는 생후 5개월 아기가 1회 복용량에 180만 파운드(한화 약 28억 3037만원)의 치료제를 투여받았다.

2일 영국 매체 더선은 희귀질환 척수성 근위축증(SMA)을 가진 남자아이 아서 모건의 사연을 보도했다.

SMA는 유전자 결손으로 인해 근육이 약화하거나 소실되는 희소 질환으로 영유아기에 많이 발병하는 희귀병으로, 영국에서는 매년 약 65명의 신생아들이 선천적 SMA를 지니고 태어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1형 SMA를 가지고 태어난 아이들은 평균 수명이 고작 2년에 불과할 정도로 치명적인 질환이다.

SMA는 영유아나 소아에게 나타나는 신경 근육 질환으로 근육 약화, 움직임 상실, 호흡곤란 등의 증상을 유발한다.

예정일보다 6주나 빨리 태어난 아서는, 지난달 초 팔다리가 늘어지고 머리를 가누지 못하는 등의 이상 증상을 보였다. 부모는 급히 병원으로 데려갔고, SMA라는 진단을 받았다.

다행히 아서는 영국 최초로 스위스 제약사 노바티스가 제조한 SMA 치료제 ‘졸겐스마’를 맞을 수 있게 됐다.

최근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가 이 약을 승인했기 때문이다.
영국에서 희귀병을 앓고 있는 생후 5개월 아기가 회당 약 28억원의 치료제를 투여받았다. ‘더 선’ 캡처
영국에서 희귀병을 앓고 있는 생후 5개월 아기가 회당 약 28억원의 치료제를 투여받았다. ‘더 선’ 캡처
한 번 맞을 때 약 28억원, 세계에서 가장 비싼 약
문제는 졸겐스마가 세계에서 가장 비싼 약으로 꼽힌다는 점이다. 한 번 맞을 때 180만 파운드(한화 약 28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지불해야 한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졸겐스마는 ‘기적의 약’으로 불리며, 일찍 투여받을 경우 거의 완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바티스 측은 “졸겐스마의 1회 복용량은 SMA의 진행을 멈추기에 충분하고 아기들이 앉고 기고 걸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며 “장기간 받는 치료보다 훨씬 가치가 높다”고 설명했다.
스위스 제약사 노바티스가 제조한 SMA 치료제 ‘졸겐스마’. ‘더 선’ 캡처
스위스 제약사 노바티스가 제조한 SMA 치료제 ‘졸겐스마’. ‘더 선’ 캡처
아서의 아버지 리스 모건(31)은 “아서가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걸 알았을 때, 그리고 첫 번째 환자가 되었는 때, 감정을 주체하지 못했다”며 “지난 몇 주 동안은 엄청난 소용돌이였다. 우리 가족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 지 알게 된 만큼, 많은 걱정으로 가득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아직도 미래가 어떻게 될 지 모르지만, 이것은 아서에게 줄 수 있는 가능한 최고의 기회를 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에벨리나 런던 아동병원의 소아신경전문의 엘리자베스 래지 박사는 “이번 치료는 척수성 근위축증으로 고통받는 가족들에게 희망을 줄 것이다”고 말했다.

NHS의 최고 책임자인 사이먼 스티븐스 경은 “이 혁명적인 치료법이 현재 국민건강보험을 통해 아서와 같은 어린이들이 이용할 수 있다는 건 놀라운 소식이다”라며 “국민건강보험의 장기 계획은 납세자들에게 공정한 가격으로 환자들을 위한 최첨단 치료법을 확보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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