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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 직후 남편 전 부인에게 신장 기증한 美여성

결혼식 직후 남편 전 부인에게 신장 기증한 美여성

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입력 2021-06-02 10:28
업데이트 2021-06-02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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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리다주 50대 여성, 결혼식 이틀 뒤 이식수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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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비-닐 스트릭랜드(왼쪽)가 지난해 11월 22일 남편 짐 머스와 결혼식을 올리고 이틀 뒤 남편의 전 부인 밀레인 머스에게 신장을 이식해 화제가 되고 있다.  AP 연합뉴스
데비-닐 스트릭랜드(왼쪽)가 지난해 11월 22일 남편 짐 머스와 결혼식을 올리고 이틀 뒤 남편의 전 부인 밀레인 머스에게 신장을 이식해 화제가 되고 있다.
AP 연합뉴스
20년 전 이혼한 전 부인과 ‘가족모임’ 관계 돈독


미국 플로리다에서 한 50대 여성이 결혼식을 올린 뒤 남편의 전 부인에게 신장을 이식해줘 화제가 되고 있다.

2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플로리다주 오칼라에 거주하는 데비-닐 스트릭랜드(56·여)는 최근 남편 짐 머스의 전 부인인 밀레인 머스(59·여)에게 자신의 신장 하나를 기증했다.

오랫동안 신장병 투병을 해온 전 부인 밀레인은 지난해 11월 입원했을 당시 신장 기능의 8%만 정상 기능할 정도로 상황이 심각했다.

친오빠의 신장을 기증받아 이식수술을 하려고 했지만 검사 결과 부적합 판정이 나와 무산됐다.

그렇게 또 다른 기증자를 기다리며 투병 생활을 이어가던 중 생각지도 못했던 기증자가 나타났다.

바로 이혼한 전 남편이 10년 전부터 사귄 여자친구 데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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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RRECTS I 데비-닐 스트릭랜드(왼쪽)가 지난해 11월 22일 남편 짐 머스와 결혼식을 올리고 이틀 뒤 남편의 전 부인 밀레인 머스에게 신장을 이식해 화제가 되고 있다. 사진은 두 사람의 신장이식 증표.
AP 연합뉴스
데비는 짐과 결혼하기 전부터 밀레인과 가족모임에 초대된 뒤 지속적으로 교류해왔다. 특별히 친한 사이는 아니었지만 좋은 관계를 유지해왔다.

이혼한 지 20년이 되어가는 가운데서도 짐과 밀레인이 두 자녀를 함께 돌보며 좋은 관계를 유지해왔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데비는 AP통신과 인터뷰에서 “누군가에게 장기 이식이 필요하다는 것은 이식을 받지 못하면 살 수 없다는 것”이라면서 “(장기기증을) 서둘러야 한다는 것을 바로 알았다”고 말했다.

데비는 전에도 낭성섬유증이라는 희귀질환을 앓던 형제에게 자신의 폐 한쪽을 이식해주겠다고 나섰다가 부적합 판정을 받았던 적이 있다고 한다.

특히 곧 손주가 태어나 밀레인이 할머니가 될 것이라는 소식을 듣고 신장 이식수술 결심을 더욱 굳혔다.

이식수술 날짜는 여러 달의 검사와 코로나19에 따른 절차 중단으로 미뤄지다가 짐과 데비의 결혼식 이틀 뒤로 잡혔다.

그리고 지난해 11월 22일, 마침내 데비와 짐은 결혼식을 올렸고, 이틀 후 수술이 진행됐다.

한쪽 신장을 내어 준 데비와 이식을 받은 밀레인은 수술 후 의식을 회복하자마자 곧바로 상대방을 애타게 찾았다.

코로나19 때문에 두 사람 간 면회 성사가 어려울 듯 했지만, 허가가 나면서 결국 남편 짐이 데비를 휠체어에 태운 뒤 자신의 전 부인의 병상에 직접 데려다줬다고 한다.

데비는 “마스크를 쓴 채 함께 울었다. 봉합한 상처 때문에 배가 아팠는데 그래도 우린 웃고 또 울었다”면서 밀레인의 눈 밑에 항상 드리워져 있던 다크서클이 사라지고 활기를 되찾은 모습에 기뻤다고 심경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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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비-닐 스트릭랜드(왼쪽 아래)가 지난해 11월 22일 남편 짐 머스와 결혼식을 올리고 이틀 뒤 남편의 전 부인 밀레인 머스에게 신장을 이식해 화제가 되고 있다.  AP 연합뉴스
데비-닐 스트릭랜드(왼쪽 아래)가 지난해 11월 22일 남편 짐 머스와 결혼식을 올리고 이틀 뒤 남편의 전 부인 밀레인 머스에게 신장을 이식해 화제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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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자신들을 ‘콩팥 자매’라 부른다면서 올 여름에 다함께 가족여행을 떠나기로 했다고 전했다. 서로를 위해 기도하고 손자들을 함께 돌보기도 한다고도 했다.

전 남편 부인의 신장 기증으로 건강을 되찾은 밀레인은 “데비가 내 생명을 구했다”면서 ‘가족’으로서 함께 더 끈끈하게 지낼 것이라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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