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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戰 기리러 온 긴 줄… 한국 아닙니다, 미국입니다

한국戰 기리러 온 긴 줄… 한국 아닙니다, 미국입니다

이경주 기자
이경주 기자
입력 2021-06-02 01:28
업데이트 2021-06-02 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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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현충일, 워싱턴DC 기념공원 ‘북적’

추모 행렬·곳곳 화환… 학생들은 현장학습
자원봉사자 “한미는 공산주의 맞선 친구”
바이든 “희생 있더라도 민주주의 지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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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현충일인 31일(현지시간) 오후 미국인들이 줄을 서서 워싱턴DC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공원을 둘러보고 있다.
미국의 현충일인 31일(현지시간) 오후 미국인들이 줄을 서서 워싱턴DC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공원을 둘러보고 있다.
“한국전쟁이 ‘한미 동맹의 시작’이었다는 것을 많은 미국인이 알았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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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현지시간) 오후 워싱턴DC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공원에서 만난 자원봉사자 멜라니 그랜트.
31일(현지시간) 오후 워싱턴DC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공원에서 만난 자원봉사자 멜라니 그랜트.
미국의 현충일인 31일(현지시간) 오후 워싱턴DC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공원에서 만난 멜라니 그랜트(39)는 “사실 많은 미국인들이 한국전쟁을 잘 모른다”고 아쉬워하며 이렇게 말했다. 자원봉사로 하루 4시간씩 이곳 방문객에게 한국전쟁에 대해 알리는 그는 “한미 양국은 한국전쟁에서 함께 공산주의에 맞섰고 지금도 가까운 친구”라며 “공군으로 참전했던 나의 할아버지는 ‘자유는 공짜가 아니다’(Freedom is not free)라는 격언을 가족들에게 자주 강조했다”고 말했다.

이날 찾은 한국전 기념공원은 ‘추모의 벽’ 공사 때문에 ‘기억의 못’ 둘레에 가림막을 설치했고, 전투대형으로 선 미군 19명을 형상화한 동상 주변에도 철조망을 친 상태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한미 정상회담 뒤 추모의 벽 착공식에 참석한 바 있다.

기억의 못 둘레에 화강암으로 세우는 추모의 벽에는 한국전에서 사망한 미군과 카투사(미군 배속 한국군) 4만 3769명의 이름을 새겨 넣는다. 이날 여러 명의 미국인이 공사에 대해 물었고 그랜트는 “완공까지 2년은 걸릴 것 같다”, “베트남전 추모비에는 전사자 이름이 있는데 한국전쟁 추모비에는 없었다”는 등의 설명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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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현지시간) 오후 워싱턴DC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공원 내 추모의 벽 공사로, 한국전쟁에 참전한 미군 19명을 형상화한 동상 주변에 철조망이 세워져 있다.
31일(현지시간) 오후 워싱턴DC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공원 내 추모의 벽 공사로, 한국전쟁에 참전한 미군 19명을 형상화한 동상 주변에 철조망이 세워져 있다.
현충일에 전날 호우까지 겹친 터라 이날 한국전 기념공원을 돌아보려면 줄을 서야 할 정도로 많은 이들이 몰렸다. 추모 화환이 곳곳에 놓여 있었고, 교사가 학생들에게 한국전쟁의 역사를 가르치는 모습도 여럿 볼 수 있었다. 인근에서 만난 베트남전 참전용사 밥 스와츠(82)는 “우리가 공산주의 때문에 도미노처럼 무너지던 민주주의를 지키지 못했다면 지금의 미국은 없었을 텐데, 젊은 세대들은 전쟁에 전혀 관심이 없는 것 같다”며 서운한 감정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날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인근 알링턴국립묘지에서 열린 현충일 기념식 연설에서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민주주의는 지켜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민주주의는 미국의 영혼이자, 지키기 위해 싸우거나 목숨을 바칠 가치가 있는 영혼”이라며 민주주의 강화와 보호를 통해 순국 선열을 기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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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얼 데이’ 기념식 참석한 바이든·오스틴 국방
‘메모리얼 데이’ 기념식 참석한 바이든·오스틴 국방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이 31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알링턴 국립묘지에서 열린 ‘메모리얼 데이’(현충일) 기념식에서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오른쪽은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알링턴 AP 연합뉴스
바이든은 이 연설 후 부인 질 바이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부부와 일정에 없이 워싱턴DC 14번가 프랑스 식당 ‘르 디플로맷’을 깜짝 방문해 점심을 즐겼고, 격식을 따지지 않는 모습이 화제가 됐다.

글 사진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2021-06-02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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