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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현충일, 한국전 기념공원 ‘긴 줄’… “한국전쟁 의미 알았으면”

美 현충일, 한국전 기념공원 ‘긴 줄’… “한국전쟁 의미 알았으면”

이경주 기자
이경주 기자
입력 2021-06-01 14:06
업데이트 2021-06-01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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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의 벽’ 공사에 가림막 및 철조망 세웠지만
워싱턴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공원 줄 서 관람
자원봉사자 “한국전은 한미 동맹의 시작 의미”
미국의 현충일인 31일(현지시간) 오후 미국인들이 줄을 서서 워싱턴DC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공원을 둘러보고 있다. 서울신문 DB
미국의 현충일인 31일(현지시간) 오후 미국인들이 줄을 서서 워싱턴DC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공원을 둘러보고 있다. 서울신문 DB
“한국전쟁은 그저 미군의 희생이 아니었어요. ‘한미 동맹의 시작’이라는 의미를 많은 미국인이 알았으면 좋겠어요.”

미국의 현충일인 31일(현지시간) 오후 워싱턴DC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공원에서 만난 멜라니 그랜트(39)는 “사실 많은 미국인들이 한국전쟁에 대해 잘 모른다”고 아쉬워하며 이렇게 말했다.

자원봉사로 하루 4시간씩 이곳을 찾아 방문객에게 한국전쟁에 대해 설명한다는 그는 “지금도 미국의 가장 가까운 친구 중 하나인 한국과의 관계가 시작된 계기였다”며 “나의 할아버지도 한국전에 공군으로 참전했는데 늘 ‘자유는 공짜가 아니다’(Freedom is not free)라는 말을 해주었다”고 했다.

이날 찾은 한국전 기념공원은 ‘추모의 벽’ 공사 때문에 ‘기억의 못’ 둘레에 가림막을 설치했고, 한국전쟁에 참전한 미군 19명이 전투대형으로 행군하는 동상 주변에도 철조망을 친 상태였다. 지난 21일 문재인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 뒤 ‘추모의 벽’ 착공식에 참석한 바 있다.

기억의 못 둘레에 화강암으로 높이 1m로 설치되는 추모의 벽에는 한국전에서 사망한 미군과 카투사(미군 배속 한국군) 전사자 4만 3769명의 이름을 새겨 넣게 된다. 많은 미국인들이 공사에 대해 물었고 그랜트는 “완공까지 2년 정도 걸릴 것 같다”, “베트남전 추모비에는 전사자 이름이 있는데 한국전쟁 추모비에는 없었다”는 등의 설명을 했다.
미국의 현충일인 31일(현지시간) 오후 워싱턴DC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공원 내 추모의 벽 공사로, 한국전쟁에 참전한 미군 19명을 형상화 한 동상 주변에 철조망이 세워져 있다. 서울신문DB
미국의 현충일인 31일(현지시간) 오후 워싱턴DC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공원 내 추모의 벽 공사로, 한국전쟁에 참전한 미군 19명을 형상화 한 동상 주변에 철조망이 세워져 있다. 서울신문DB
현충일에는 특히 방문객이 많은데 전날 호우까지 겹쳐 이날은 줄을 서서 돌아볼 정도로 많은 이들이 몰렸다. 한국전 전사자들을 추모하는 화환이 공원 곳곳에 놓여 있었고, 곳곳에서 교사가 학생들에게 한국전쟁의 역사를 가르치는 모습을 볼수 있었다. 한 남성은 “군인들의 희생으로 미국이 안전한 나라가 됐다는 것을 아이들에게 알려주려 데려왔다”고 말했다.

반면 인근에서 만난 베트남전 참전용사 밥 스와츠(82)는 “우리가 공산주의 때문에 도미노처럼 무너지던 민주주의를 지키지 못했다면 지금의 미국은 없었을텐데, 젊은 세대들은 전쟁에 전혀 관심이 없는 것 같다”며 서운해 하기도 했다.

한국전 기념공원에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유지될 수 없는 상황에서는 마스크 착용이 필요하다’는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경고 표지판이 있었지만, 많은 이들이 몰렸음에도 마스크를 쓰지 않은 경우가 대략 절반을 넘었다.
미국의 현충일인 31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알링턴 국립묘지를 찾은 조 바이든 대통령과 영부인 질 바이든 여사. AP
미국의 현충일인 31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알링턴 국립묘지를 찾은 조 바이든 대통령과 영부인 질 바이든 여사. AP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알링턴국립묘지에서 열린 현충원 기념식 연설에서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민주주의는 지켜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민주주의는 미국의 영혼이자 지키기 위해 싸우거나 목숨을 바칠 가치가 있는 영혼”이라며 민주주의 강화와 보호를 통해 순국 연설을 기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바이든은 연설 후 영부인 질 바이든 여사,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부부와 일정에 없이 워싱턴DC 14번가 프랑스 식당 ‘르 디플로맷’을 깜짝 방문해 점심을 즐겨 화제가 되기도 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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