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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내주고 3인 살린 與… 文 인사부담 덜어주고 ‘독주’ 마셨다

朴 내주고 3인 살린 與… 文 인사부담 덜어주고 ‘독주’ 마셨다

손지은 기자
손지은, 이하영, 신형철 기자
입력 2021-05-13 22:46
업데이트 2021-05-14 0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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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압도적 의석으로 강공

국민정서·野 반발 등 감안 박준영 포기
임혜숙 추가 낙마 요구 등 나머진 일축
“보선 승리했어도 野 발목잡기 안 돼”
국민의힘 “남은 1년 일방통행 선전포고”
野 보이콧 땐 민생관련 입법 멈춤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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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호중(왼쪽 두 번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3일 국회 본회의에서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처리한 후 민주당 의원들과 주먹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호중(왼쪽 두 번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3일 국회 본회의에서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처리한 후 민주당 의원들과 주먹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은 13일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를 자진사퇴 형식으로 내치는 대신 김부겸 국무총리 임명동의안,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보고서를 단독 처리했다. 1보 후퇴한 뒤 3보를 내달린 것이다.

박 후보자 정리로 야당에 충분한 성의를 보였다고 판단한 민주당은 오후 8시 김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 본회의가 끝난 후 곧바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국토교통위를 열어 청문보고서를 단독 채택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4일까지 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했으나, 국회의 시간과 청와대의 시간을 오간 끝에 마무리 투수를 민주당이 맡아 문 대통령의 짐을 덜었다.

민주당은 국민 정서와 야당 반발, 당내 요구 등을 감안해 박 후보자를 포기하면서도 야당의 다른 요구에는 일절 응하지 않았다. 4·7 재보궐 선거 패배로 민심의 회초리를 맞았어도 야당의 발목잡기에 마냥 끌려가지 않겠다는 경고 차원의 강공이다.

민주당 한병도 원내수석부대표는 본회의에서 “국민의힘이 보궐선거에서 승리했다고, 사사건건 발목 잡고 국정을 마비시킬 권력은 없다”며 “이런 식의 딴지 걸기, 발목 잡기가 오만”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4·7 재보선 패배 후 위기에 빠졌던 민주당은 이날 본회의장과 상임위 회의장에서 174석의 위력을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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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강행 처리에 반발해 국회 본관 계단에서 피켓 시위를 벌이는 김기현(앞줄 가운데)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의원들. 연합뉴스
민주당의 강행 처리에 반발해 국회 본관 계단에서 피켓 시위를 벌이는 김기현(앞줄 가운데)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의원들.
연합뉴스
실제 국민의힘이 ‘여자 조국’이라며 반대했던 임 후보자는 과방위 회의 시작과 동시에 청문보고서가 채택됐다. 민주당 소속 이원욱 위원장이 “먼저 가결하고 의사진행 발언을 듣겠다”며 의사봉을 두드렸고, 속수무책의 국민의힘은 뒤늦게 의사진행 발언을 하다가 회의장을 나갔다.

4·16 개각 이후 한 달 가까이 이어져 온 인사 공백을 해소했으나 다시 불거진 민주당의 ‘독주’는 정국을 냉각시킬 전망이다. 야당이 의사일정을 보이콧하면 민주당이 5월 내 처리를 약속한 코로나19 손실보상 소급적용, 부동산 관련 세제 손질 등도 멈출 수밖에 없다. 실질적 입법 성과를 내지 못하면 ‘개혁보다 민생’을 앞세운 송영길 대표의 탈(脫)친문·탈청와대 행보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 긴급 면담을 요청했다. 김 원내대표는 “여당이 청와대의 눈치를 봐 떳떳하게 민심을 전하지 못하고 있다”며 “직접 만나 대통령에게 민심을 전달하겠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14일 오전 청와대 앞에서 의원총회를 열 예정이다. 추경호 원내수석부대표는 본회의 의사진행발언에서 “남은 1년도 야당을 무시한 일방통행 국회와 국정을 운영하겠다는 선전포고”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으로서는 박 후보자 낙마로 청와대의 인사 강행에 제동을 건 성과를 거뒀다. 그럼에도 반발 수위를 바짝 끌어올리는 것은 법제사법위원장 등 상임위원장 재배분을 염두에 뒀다는 해석이다. 다만 여당의 독주보다 야당의 보이콧이 부각되면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손지은·이하영·신형철 기자 sson@seoul.co.kr
2021-05-14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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