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이대남 잡으려다 이대녀 놓칠라… 국민의힘, 이준석 여혐 논란 곤혹

이대남 잡으려다 이대녀 놓칠라… 국민의힘, 이준석 여혐 논란 곤혹

이근아 기자
입력 2021-05-06 17:50
업데이트 2021-05-06 18:56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李, 젠더 갈등 부추기는 발언 쏟아내
당 차원서 제대로 대응 안 해 ‘위태’
진중권 “여혐 선동 용인하면 안 돼”

이미지 확대
이준석 국민의힘 전 최고위원 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전 최고위원
연합뉴스
4·7 재보궐선거 이후 ‘20대 표심 잡기’에 나선 국민의힘이 젠더 이슈 앞에서 고민이 깊어졌다.

국민의힘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연일 ‘이대남’(20대 남성)의 표심을 겨냥한 젠더 발언을 쏟아내며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와 설전을 벌이는 가운데 당 차원의 대응과 정리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사이 이 전 최고위원의 공격적 발언이 젠더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은 더욱 거세졌다.

국민의힘 김재섭 비상대책위원은 6일 비대위 회의에서 최근 불거진 젠더 논쟁에 대해 “보궐선거 출구조사 결과에 대해 해석을 달리해 일어난 일”이라면서 “국민의힘이 지금까지 20대 여성 생각을 들여다보지 못했고, 20대 남성 목소리를 경청 못했다고 생각한다”며 논쟁과 거리를 두는 듯한 발언을 했다.

이에 진 전 교수는 즉각 유감을 표명하며 “(이 전 최고위원의) 여혐선동을 기회주의적으로 용인하는 것은 공당이 취할 수 있는 태도가 아니다”라면서 “구렁이 담 넘어가듯 넘어갈 수 있는 문제라 생각했다면 큰 오산”이라고 공격했다.

이날 마포포럼 연단에 섰던 이 전 최고위원은 자신을 향한 비판 기사에 대해 “여혐한 적도, 여성에게 불이익을 주자고 한 적이 없음에도 반여성주의자로 몰고 가려는 것은 전체주의적이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하기도 했다. 진 전 교수와의 설전에 대해서는 “(함께) 날카롭게 붙으며 서로 간 신뢰가 있는 것”이라면서 “(당내에서) 제가 하는 행동에 대해 우려되는 게 있다면, 실명 비판 해줬으면 좋겠다”고도 말했다.

당내에서도 이 전 최고위원의 적극적인 ‘이대남’ 대변에 대한 우려는 존재한다. ‘이대남’을 잡다가 ‘이대녀’(20대 여성) 민심을 잃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진 전 교수와의 설전 수위가 올라가며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그럼에도 당에서는 적극적인 입장 정리를 하지 않고 있다.

이 전 최고위원의 여성할당제 비판 등에 김병민 비대위원이 “우리 당은 정강 정책 중 10대 기본 정책을 정해 양성평등을 주요 정책으로 채택했다”고 했지만 그뿐이었다.

이를 두고 그간 젠더 이슈에 대해 당내 진지한 논의가 이뤄진 적이 없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당내 50~60대가 주류다 보니 젠더 이슈를 쫓아가기 어려워하거나 무관심한 데다 젠더 이슈가 워낙 팽팽해 고민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재섭 비대위원은 “지금 벌어지는 논쟁을 정면으로 인식해 당 차원의 체계적인 논의를 이어 가겠다”고 밝혔지만, 여전히 청년 정치인들의 입에서만 젠더 이슈가 오르내리고 있다는 점은 한계다. 당이 재보궐선거에서 어렵게 잡은 2030세대의 표심을 이어 가고, 갈등을 봉합하기 위해서는 기성 정치인들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2021-05-07 4면

많이 본 뉴스

  • 4.10 총선
저출생 왜 점점 심해질까?
저출생 문제가 시간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습니다. ‘인구 소멸’이라는 우려까지 나옵니다. 저출생이 심화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자녀 양육 경제적 부담과 지원 부족
취업·고용 불안정 등 소득 불안
집값 등 과도한 주거 비용
출산·육아 등 여성의 경력단절
기타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