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검찰총장에 김오수 지명 배경
검찰총장 후보에 지명된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이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을 나서고 있다. 2021.5.3 뉴스1
수사 중립성 확보·조직 안정화가 관건
여권의 신임 높아 정치적 중립 우려도
김학의 출금 관련 조사받아 논란 예상
靑, 이성윤 유임·승진 카드 손에 넣어
신임 검사들과 함께한 박범계
박범계(아랫줄 가운데) 법무부 장관이 3일 임관식을 마친 신임 검사들과 함께 정부과천청사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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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청와대의 김 후보자 지명은 차기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여권이 검찰개혁에 마지막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김 후보자는 이번 정부 초 차관에 임명돼 22개월 동안 박상기, 조국, 추미애 전 장관을 연이어 보좌하며 검찰개혁을 함께 추진해 온 인물이다. 그만큼 문재인 정부의 최대 숙원인 검찰개혁에 대한 이해가 높다고 볼 수 있다. 앞서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지난달 23일 “차기 검찰총장 인선은 대통령의 국정 철학과 상관성이 크다”고 발언해 논란이 일자 검찰개혁과 정치적 중립성을 문 대통령에게 제청할 총장 후보의 우선 기준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검찰 안팎에서는 김 후보자에 대한 정치적 중립 우려가 적지 않다. 문재인 정권의 주요 요직마다 하마평에 거론될 정도로 여권의 신임이 높다는 점에서다. 김 후보자는 2년 전 윤석열 당시 서울지검장과 함께 검찰총장 최종 후보군에 올랐으며, 차관 퇴임 후에는 감사원 감사위원으로 내정됐다가 최재형 감사원장의 거부로 무산되기도 했다. 청와대가 임기 말 총장직을 믿고 맡길 사람으로 김 후보자를 택했단 평가가 나온다. 김 후보자가 정권을 겨냥한 검찰 수사를 어떻게 처리할지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김 후보자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사건으로 서면조사를 받은 상태라 자격 논란도 예상된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이 지검장보다 한 기수 위인 김 후보자를 지명함으로써 이 지검장 유임 또는 대검 차장(고검장) 승진 카드를 손에 넣게 됐다. ‘검찰 내 신망’으로 김 후보자와 함께 최종 후보군에 올랐던 조남관 대검 차장은 이 지검장의 한 기수 후배라 총장에 지명될 경우 사법연수원 기수를 중시하는 검찰 관례대로 이 지검장 유임이 어려웠던 상황이다. 김 후보자 체제에서 이 지검장을 중용해 정권에 부담이 되는 검찰 수사의 동력을 떨어뜨릴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한편 김 후보자는 지난해 4월 기준으로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에 13억 7000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2020년 말보다 1억 1000만원 정도 늘어났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2021-05-04 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