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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과 계승 사이… 쿠바 1인자 된 ‘비틀스 팬’

개혁과 계승 사이… 쿠바 1인자 된 ‘비틀스 팬’

김진아 기자
김진아 기자
입력 2021-04-20 18:04
업데이트 2021-04-20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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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Zoom in] 카스트로 이어 공산당 총서기 오른 디아스카넬

혁명 후 세대… 경제위기 탈출 과제 안아
“카스트로와 상의”… 변화 크지 않을 듯
北김정은 “뜨겁고 열렬한 축하” 축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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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공산당 제8차 전당대회 마지막 날인 19일(현지시간) 군복 차림의 라울 카스트로(오른쪽) 전 총서기가 새로운 총서기로 선출된 양복 차림의 미겔 디아스카넬 대통령의 손을 들어 보이며 새로운 지도자의 등장을 알리고 있다. 디아스카넬 대통령이 1인자로 올라서면서 1959년 쿠바 혁명 이후 62년 만에 카스트로 시대가 막을 내리게 됐다. 아바나 로이터 연합뉴스
쿠바 공산당 제8차 전당대회 마지막 날인 19일(현지시간) 군복 차림의 라울 카스트로(오른쪽) 전 총서기가 새로운 총서기로 선출된 양복 차림의 미겔 디아스카넬 대통령의 손을 들어 보이며 새로운 지도자의 등장을 알리고 있다. 디아스카넬 대통령이 1인자로 올라서면서 1959년 쿠바 혁명 이후 62년 만에 카스트로 시대가 막을 내리게 됐다.
아바나 로이터 연합뉴스
‘포스트 카스트로’ 시대를 맞이한 쿠바 공산당을 이끌 새 지도자로 60세의 미겔 디아스카넬 대통령이 선출됐다. 이로써 1959년 쿠바 혁명 이후 62년 만에 카스트로 형제가 아닌 지도자 체제가 본격 출범했다.

쿠바 공산당은 제8차 전당대회 마지막 날인 19일(현지시간) 당 중앙위원회가 디아스카넬 대통령을 라울 카스트로(89)를 이을 총서기(제1서기)로 선출했다고 밝혔다. 디아스카넬 대통령 겸 총서기는 트위터에 “4월 19일은 역사적인 날”이라며 “당의 설립자이자 안내자였던 세대가 책임을 넘겨줬다”고 소감을 밝혔다. 앞서 형 피델 카스트로(1926~2016)에 이어 2011년부터 당을 이끌던 라울 카스트로는 전당대회 첫날인 지난 16일 총서기 사임을 공식화했다. 그는 사임 당시 새 지도부에 대해 “열정과 반제국주의 정신으로 가득 차 있을 것”이라고 설명하면서도 누가 뒤를 이을 것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다. 다만 디아스카넬은 후임자 후보 1순위로 지목돼 왔다. 라울 카스트로가 2018년 디아스카넬에게 국가원수 자리인 국가평의회 의장직을 물려줬기 때문이다. 이듬해 쿠바가 43년 만에 대통령직을 부활시키면서 디아스카넬의 직함은 대통령으로 바뀌었다.

디아스카넬이 명실상부한 1인자가 되며 세대교체를 일으킨 쿠바에 어떤 변화의 바람을 불러일으킬지 관심이 모아진다. 노동자 집안에서 태어나 전자공학을 전공한 디아스카넬은 쿠바 혁명 이후 세대로 카스트로 형제처럼 게릴라 출신도 아니며 군 생활은 의무 복무기간에만 했다.

특히 그는 피델 카스트로 정권 시절인 1960~1970년대 쿠바 당국이 금기로 삼았던 영국 밴드 비틀스의 팬으로 유명하다. 금지된 음악을 좋아했다는 자체만으로 그를 개방적인 성향으로 분류하는 평가도 나왔다. 청년 시절부터 공산당에서 활동한 그는 1994년 비야클라라주 당 총서기로 임명됐고 실용주의적 관리자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디아스카넬 체제에서 쿠바가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많다. 디아스카넬이 카스트로 체제와의 ‘연속성’을 강조하며 고령층의 지지를 얻었기 때문에, 젊은층을 중심으로 제기되는 변화의 목소리를 즉각 수용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디아스카넬은 앞으로 쿠바의 미래와 관련한 중요한 결정을 할 때 라울 카스트로와 상의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AP통신은 그간 카스트로 후계자로 거론됐던 여러 젊고 유망한 이들은 지나친 권력욕이나 부적절한 발언 등으로 낙마했지만 디아스카넬은 흔들림 없이 살아남았다고 설명했다. 실제 라울 카스트로는 이날 “디아스카넬은 즉흥적으로 선출된 게 아니라 고위직에 오를 만한 모든 자격을 갖춘 젊은 혁명가로 심사숙고해서 선택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디아스카넬에게 발 빠르게 축전을 보내 “동지가 쿠바 공산당 중앙위원회 제1비서로 선거된 데 대해 가장 열렬한 축하와 뜨거운 동지적 인사를 보낸다”고 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2021-04-21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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