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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적금 가입했는데 암보험?” 방카슈랑스 피해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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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ㅣ 수정 : 2021-03-24 18:17 경제 섹션 목록 확대 축소 인쇄

5대 시중銀, 방카 민원 3년 만에 30%↑
사모펀드 판매 중단 후 방카 판매 급증
금감원,“접수된 민원은 몇년 전 가입상품”

서울 시내 한 은행의 상담 창구 모습  연합뉴스

▲ 서울 시내 한 은행의 상담 창구 모습
연합뉴스

“목돈을 마련할 수 있는 적금을 소개해 준다고 해서 가입했는데 암보험이라니요….”

3년 전 A씨는 은행원이 ‘만기 시 원금에 복리 이자까지 쌓이는 저축상품이 있다’고 설명해 적금인 줄 알고 가입했다. 지난 3년간 월 5만원을 꼬박꼬박 납입했지만, 최근 암보험에 가입돼 있다는 걸 알았다. 항의했지만 은행에서는 담당 직원 확인이 안 되고 만기까지 갖고 가면 100만원가량 이익이 난다며 별일 아닌 것으로 치부했다. A씨만 답답하고 속상했다.

A씨처럼 정확한 정보를 듣지 못한 채 ‘방카슈랑스’ 상품에 가입했다가 피해를 보는 고객이 늘고 있다. 방카슈랑스는 프랑스어인 은행(Banque)과 보험(Assurance)의 합성어로, 은행 창구에서도 보험상품을 팔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제도다.

24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금감원에 접수된 5대 시중은행의 방카슈랑스 불완전판매 민원은 72건으로 2019년보다 5.9% 증가했고, 2018년보다 30%나 증가했다. 주로 연금저축보험 같은 저축성 보험상품을 은행 적금처럼 소개하거나, 치매·간병 등에 드는 비용을 지급하는 보장성 보험을 저축성 상품으로 설명하는 게 금감원에 접수되는 대표적인 불완전판매 민원이다.

특히 주의해야 하는 건 최근 주요 은행들이 사모펀드의 대체 상품으로 방카슈랑스 상품을 적극적으로 판촉하고 있다는 점이다. 서울신문이 5대 시중은행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방카슈랑스 상품 판매 금액은 5조 3493억원으로 전년(4조 7159억원) 대비 13.4% 늘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사모펀드 판매를 줄이면서 방카슈랑스 등 안전한 상품에 집중했다”며 “보험상품마다 수수료가 달라 많이 팔더라도 은행 수수료가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사모펀드 사태 여파로 은행권의 사모펀드 판매율은 급락했다. 우리·하나은행은 하반기에 사모펀드 판매를 아예 중단했고 방카슈랑스·외환·신탁 같은 원금보장형 상품 판매에 주력했다. 보험업계에서도 지난해 방카슈랑스 상품 판매가 급증했다. 최근 3년(2018~2020년) 동안 방카슈랑스 판매를 가장 많이 한 생명보험 5개사(삼성·농협·한화·ABL·AIA생명보험사)를 기준으로 봤을 때 2018년 2조 8360억원이었던 판매액이 지난해엔 4조 3402억원으로 늘었다. 이 가운데 삼성생명이 절반 이상인 2조 5477억원어치를 팔았다. 특히 사모펀드 상품 판매가 중단된 지난해 하반기엔 판매액이 전년 대비 두 배가량 불어났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지난해 은행들이 사모펀드 판매를 줄이면서 방카슈랑스 상품 수요가 커졌다”고 말했다.

이에 따른 불완전판매 민원이 늘어날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해 판매한 방카슈랑스 상품 민원이 들어오려면 짧게는 2~3년 정도 걸린다”면서 “통상 중도해지환급금이 원금보다 적어 몇년 뒤 문제를 발견하고 민원 신청을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윤연정 기자 yj2gaz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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