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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강 ‘철인 아버지’ 위대한 도전을 마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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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ㅣ 수정 : 2021-03-19 02:59 미국·중남미 섹션 목록 확대 축소 인쇄

전신마비 아들 휠체어 밀며 40년간 1130개 대회 완주

‘보스턴 마라톤 전설’ 딕 호이트 별세

“달릴 땐 장애 없는 듯” 아들 말 듣고
철인3종 경기·6000㎞ 美대륙 횡단 등
2016년까지 대회 도전하며 감동 선사
“아버지·장애선수에 영감” 추모 물결
전신마비 아들 릭과 함께 40년간 철인3종 경기 등에 참여하며 전 세계에 영감을 준 딕 호이트가 17일(현지시간) 세상을 떠났다. 사진은 2013년 4월 미국 보스턴 마라톤에서 호이트(왼쪽)가 아들의 휠체어를 밀며 군중의 환호에 응답하는 모습. 보스턴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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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신마비 아들 릭과 함께 40년간 철인3종 경기 등에 참여하며 전 세계에 영감을 준 딕 호이트가 17일(현지시간) 세상을 떠났다. 사진은 2013년 4월 미국 보스턴 마라톤에서 호이트(왼쪽)가 아들의 휠체어를 밀며 군중의 환호에 응답하는 모습.
보스턴 AP 연합뉴스

‘팀 호이트(Team Hoyt)가 해체됐다.’

반평생을 전신마비 아들의 휠체어를 밀며 함께 달렸던 ‘철인 아버지’ 딕 호이트가 80세를 일기로 17일(현지시간) 세상을 떠났다. 호이트는 복합장애로 거동이 불편한 아들 릭과 1977년 ‘팀 호이트’를 결성해 40년간 마라톤 등에 참가하며 전 세계에 감동을 선사해 왔다.

아들 릭은 목에 탯줄이 감긴 채 태어나 뇌성마비, 경련성 전신마비로 몸을 움직일 수 없고 컴퓨터 장치 없이는 의사 표현이 불가능했다. 15세 되던 해 아들이 “장애 라크로스 선수를 위한 자선 달리기 대회에 참가하고 싶다”고 말한 것이 부자가 함께 달리는 계기가 됐다.

첫 달리기를 마친 아들이 “달리고 있을 땐 아무 장애가 없는 듯 느껴진다”고 한 이후 아버지는 멈추지 않았다. 마라톤을 뛰고, 자전거를 탔으며, 아들을 태운 고무보트를 허리에 묶고 바다에도 나갔다.

‘팀 호이트’는 1977~2016년 40년간 마라톤 72차례, 트라이애슬론 257차례(철인코스 6차례), 듀애슬론 22차례 등 총 1130개 대회를 완주했다. 보스턴 마라톤에서만 32차례 완주했다. AP 등 미국 언론들은 ‘보스턴 마라톤의 아이콘이자 전설’ 등으로 그를 묘사했다. 휠체어를 밀며 뛴 마라톤 첫 완주 기록은 16시간 14분이었으나 2시간 40분 47초까지 단축됐다. 철인3종 경기는 13시간 43분 37초까지 단축됐다. 혼자 뛴다면 놀라운 기록이 나올 거라는 말에 아버지는 “아들이 없다면 그럴 이유가 없다”고 답했다. 1992년에는 45일에 걸쳐 자전거와 달리기로 미국 대륙을 횡단했다. 6000㎞에 이르는 경주였다.

호이트에게는 릭 외에 러셀과 로버트 등 두 아들이 더 있다. 러셀은 “장애와 무관하게 삼형제 모두를 동등하게 대하고 사랑해 준 훌륭한 아버지였다”고 밝혔다. 릭은 13세에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1993년 보스턴대학에서 컴퓨터 전공으로 학위를 받았다.

‘팀 호이트’의 홈페이지에는 “딕과 릭은 조금 짧은 거리의 달리기를 계속할 것이다. 딕과 릭 둘 다 아직 은퇴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돼 있으나 이제 팀은 사라졌다. 언젠가 릭은 ‘아버지에게 해 드리고 싶은 한 가지가 있다면 무엇이겠느냐’는 질문에 “휠체어로 아버지를 밀어 드리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미국인들은 “많은 아버지와 달리기 선수, 장애인 운동선수들에게 영감을 줬던 진정한 철인”이라며 그를 추모하고 있다.

이지운 전문기자 jj@seoul.co.kr
2021-03-19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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