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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브라함 고향 간 프란치스코 교황 “신의 이름 사용한 폭력은 신성모독”

아브라함 고향 간 프란치스코 교황 “신의 이름 사용한 폭력은 신성모독”

홍희경 기자
홍희경 기자
입력 2021-03-07 17:56
업데이트 2021-03-07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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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역사상 첫 이라크 방문

시아파 최고 지도자와 45분 비공개 회동
양측 역사적 만남 앞두고 수개월간 조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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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만에 이라크 간 교황, 시아파 지도자와 역사적 첫 만남
2000년 만에 이라크 간 교황, 시아파 지도자와 역사적 첫 만남 2000여년에 이르는 가톨릭 역사상 처음으로 이라크를 방문 중인 프란치스코(왼쪽) 교황이 6일(현지시간) 나자프에서 이슬람 시아파의 아야톨라 알리 알시스타니 최고지도자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지난 5일부터 나흘 일정으로 수도인 바그다드와 우르, 아르빌, 모술, 바크디다 등을 찾고 있는 교황은 “극단주의와 폭력은 신앙을 배반하는 일”이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행보를 이어 가고 있다.
나자프 AFP 연합뉴스
“신의 이름이라며 자행되는 테러에 우리는 침묵하면 안 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5일(현지시간) 가톨릭 역사상 처음으로 이라크를 방문했다. 이라크 내 기독교 사회를 결집시키고, 수십년간의 전쟁에 따른 고통에서 회복하도록 나흘 일정으로 이라크 전역을 찾았다.

특히 6일 기독교와 이슬람교, 유대교의 공통 조상인 아브라함의 고향인 이라크 우르 평원의 고대 유적지를 찾아 기독교·이슬람교·야지디교 지도자와 만난 교황은 “아브라함의 땅이자 신앙이 태동한 이곳에서 가장 큰 신성모독은 형제자매를 증오하는 폭력에 신의 이름을 사용하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교황은 또 2014년 이슬람국가(IS)로부터 인종청소를 당한 야지디족을 언급하며 “적대와 극단주의, 폭력은 신앙을 배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설을 마친 교황은 이라크의 종교 지도자들과 나란히 서 코란 낭송을 들었다.

우르 방문에 앞서 교황은 이라크 남부 시아파 성지인 나자프에서 이슬람 시아파 최고 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알시스타니와 회동했다. 교황은 시아파 1대 이맘인 이맘 알리의 영묘가 있는 나자프 라술 거리에 도착하자 차량에서 내려 알시스타니의 자택까지 걸어갔다. 낡고 허름한 알시스타이 자택 앞에서 전통 복장을 한 주민들이 교황을 맞이했고, 교황이 출입구에 들어설 때엔 평화의 상징인 비둘기를 날렸다. AP통신은 이날 역사적인 만남을 앞두고 몇 개월 동안 세부사안까지 양측이 조율해 왔다고 전했다.

84세인 교황과 90세인 알시스타니의 회동은 비공개로 약 45분 동안 진행됐다. 회동 이후 알시스타니는 “이라크의 기독교인은 다른 이라크인과 같이 평화와 공존 속에서 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회동에서 “가장 약하고 핍박받는 이들을 옹호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인간 삶의 신성함과 이라크 국민의 단결의 중요성을 확인한 것에 감사를 표했다”고 교황청이 밝혔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2021-03-08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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