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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장사에 불지른 승려 구속…‘네번째 소실’ 천년고찰 수난사

내장사에 불지른 승려 구속…‘네번째 소실’ 천년고찰 수난사

임송학 기자
임송학 기자
입력 2021-03-07 17:45
업데이트 2021-03-07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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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도망 우려 있다’며 영장 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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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의 역사를 간직한 전북 정읍 내장사의 대웅전이 지난 5일 한 승려의 방화로 전소된 가운데 6일 정읍 내장사 대웅전에서 한 스님이 고개를 떨군 채 서 있다. 2021.3.6 뉴스1
천년의 역사를 간직한 전북 정읍 내장사의 대웅전이 지난 5일 한 승려의 방화로 전소된 가운데 6일 정읍 내장사 대웅전에서 한 스님이 고개를 떨군 채 서 있다. 2021.3.6
뉴스1
‘천년 고찰’ 전북 정읍시 내장사(內藏寺) 대웅전에 불을 지른 50대 승려가 구속됐다.

전주지법 정읍지원은 7일 경찰이 현주건조물방화 혐의로 신청한 최모(54)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법원은 “도망 우려가 있다”고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최씨는 지난 5일 6시 30분 내장사 대웅전에 인화물질을 끼얹고 불을 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이날 화재로 목숨을 잃거나 다친 사람은 없으나 대웅전이 전소 돼 17억원(소방서 추산) 상당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최씨는 대웅전에 불을 지른 뒤 화재를 직접 신고하고도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가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 체포됐다.

그는 “사찰 관계자와 다툼이 있어서 홧김에 그랬다”며 범행을 인정하는 취지로 진술했다.

반면 내장사 측은 “다른 스님들과 불화는 없었다”며 최씨의 주장을 일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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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전북 정읍 내장사의 대웅전에 방화를 저지른 승려 최씨가 7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정읍 전주지방법원 정읍지원에 들어서고 있다. 2021.3.7 뉴스1
지난 5일 전북 정읍 내장사의 대웅전에 방화를 저지른 승려 최씨가 7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정읍 전주지방법원 정읍지원에 들어서고 있다. 2021.3.7 뉴스1
한편 백제 시대에 창건된 내장사는 건립 이래 네 차례나 화마 피해를 보는 비극을 맞았다.

내장사는 백제 무왕 37년인 636년 영은조사가 백제인의 신앙적 원찰로서 50여 동의 전각을 세우고 영은사로 창건했다.

첫 번째 비극은 조선 중기 때 정유재란 당시 사찰이 전소되는 불운을 겪었다.

이후 1639년(인조 17년) 부용 대사가 중창하고 불상을 도금했다.

1779년(정조 3년) 영담 대사가 대웅전과 시왕전을 중수하고 요사를 개축했지만 한국전쟁 초기인 1951년 1월 내장사와 암자가 전소됐다.

이후 1957년 주지 야은 스님이 해운당을, 1958년 다천 스님이 대웅전을 건립했다. 1965년에는 대웅전과 불상과 탱화를 조성해 봉안했다. 1974년에는 국립공원 내장산 복원 계획에 따라 대규모 중건이 이뤄졌다.

하지만 2012년 10월 31일 원인을 알 수 없는 불로 내장사는 잿더미가 됐다.

정읍시는 화재로 소실된 대웅전 옛터에 시비 등 25억원을 들여 건물을 복원했다.

그러나 165㎡ 규모인 대웅전은 승려의 방화로 또다시 불에 타 신도와 주민들의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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