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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고위공직자 뇌물·성범죄, 시도 경찰청이 직접 수사

[단독] 고위공직자 뇌물·성범죄, 시도 경찰청이 직접 수사

이성원 기자
입력 2021-03-01 17:12
업데이트 2021-03-01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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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담당·이관 체계 어떻게 바뀌나

저명인사 연루·사망 발생 의료사고 등
국민 이목 쏠리는 범죄, 광역 기관 맡아
일선 경찰서는 민생 치안 업무에 집중
“이송에 대한 명확한 기준·책임 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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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공직자의 뇌물수수 사건과 국회의원, 장·차관, 지방자치단체장 등 저명인사의 성범죄 사건을 시도경찰청이 직접 수사하기로 했다. 올해부터 수사종결권을 행사하게 돼 권한이 한층 세진 경찰이 책임수사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국민의 이목이 쏠리는 주요사건은 시도경찰청이 전담하도록 하고 일선 경찰서는 민생침해 범죄에 집중하도록 공식화한 것이다.

1일 경찰청 등에 따르면 국가수사본부는 지난달 3일 전국의 시도경찰청과 일선 경찰서에 수사 주체에 따른 구체적인 수사 기준과 범위 담은 공문을 내려 보냈다. 국수본은 시도경찰청이 직접 수사해야 하는 사건의 종류를 명확히 하고 일선 경찰서에서 사건이 발생했더라도 시도경찰청에 이관해야 하는 중요사건 기준도 확대했다. 일선서는 시도경찰청의 별도 지휘가 없더라도 국수본이 마련한 기준에 부합하는 사건은 즉시 넘겨야 한다.

구체적으로 시도경찰청이 직접 수사해야 하는 사건은 ▲금액 상관없이 고위공직자의 뇌물수수 사건 ▲5급 공무원 이상의 3000만원 이상 횡령·배임 사건 ▲2억원 이상의 보험사기 사건이다. 여성청소년범죄 중에서는 ▲13세 미만, 장애인에 대한 성폭력 수사와 ▲장·차관, 국회의원, 자치단체장 등 저명인사 관련 성범죄 ▲사회적 반향이 큰 사건은 시도경찰청이 직접 수사하도록 했다. 이런 지침에 따라 국회의원을 비롯한 저명인의 성범죄는 시도경찰청이 직접 수사하고 있다. 지난 1월 26일 성폭력 혐의로 고발된 김종철 전 정의당 대표 역시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고발됐지만 서울경찰청이 수사하고 있고, 비서 성폭행 의혹을 받는 김병욱 의원 사건도 지난달 초 영등포서에서 서울경찰청으로 이관됐다.

이밖에 ▲사망 피해자 발생한 의료사고 ▲다중이용시설 등에서 사망자 5명 이상 사상자 10명 이상 발생한 화재사건 ▲대규모 압수수색이 필요한 마약사건 등 형사사건도 시도경찰청이 직접 수사하게 된다.

경찰청 관계자는 “국민의 관심이 높고 전문성이 필요한 중요사건을 일선 경찰서가 맡아서 수사할 때 대부분의 수사력이 중요사건에 투입돼 민생치안 사건은 소홀해 질 수밖에 없었다”며 “경찰의 범죄수사규칙을 참고해 이관해야 할 사건의 기준을 정했다”고 말했다.

승재현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일선 경찰서가 민생사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중요사건을 시도경찰청이 직접 수사하는 건 타당해 보인다”면서도 “중요사건이라는 이유로 일선 경찰서에서 시도경찰청으로, 또 국수본이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으로 옮겨다니다 보면 피해자가 같은 내용으로 여러 기관에서 수사를 받아야 하는 등 인권침해 사례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사건 이송에 대한 명확한 기준과 책임이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2021-03-02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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