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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코로나 사투에 100년전 의료인 투쟁 소환…적십자간호원·효자동 피병원은?

文, 코로나 사투에 100년전 의료인 투쟁 소환…적십자간호원·효자동 피병원은?

신융아 기자
신융아 기자
입력 2021-03-01 16:02
업데이트 2021-03-01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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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극복 100년 전 의료인들의 헌신에서 비롯”

“경성의전 등 의학도 3·1운동에 가장 적극적 참여”

1일 문재인 대통령의 3·1절 기념사에서는 독립군을 치료하며 항일투쟁에 참여한 ‘적십자 간호원 양성소’와 콜레라 등 전염병에 대항하기 위해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만든 최초의 사립 격리병원인 ‘효자동 피병원’이 재조명됐다. 1년 넘게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며 지친 의료인들을 격려하고자 100여년 전 의료진들의 투쟁의 역사를 떠올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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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ㆍ1절 기념식 국기에 경례하는 문 대통령
3ㆍ1절 기념식 국기에 경례하는 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서 열린 제102주년 3ㆍ1절 기념식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2021.3.1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이날 “오늘 우리가 코로나를 이겨내고 있는 힘이 100년 전 우리 의료인들의 헌신과 희생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이 매우 자랑스럽다”며 의료진들의 희생정신을 기렸다.

대한적십자 간호원 양성, 항일 투쟁운동에 참여
1920년 ‘적십자 간호원 양성소’ 설립의 배경은 독립운동의 역사와 궤를 함께한다. 1905년 고종황제의 칙령으로 설립됐던 대한적십자사는 1907년 일본적십자사에 강제합병된다. 그러다 1919년 3·1운동에 이어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수립되면서 국내외 투쟁이 활발해지자 대한적십자 의료진들은 독립투쟁을 하다 다친 부상자들을 치료하기 위해 뛰어들었다.
일제 강점기에 활동한 대한적십자사 간호원들
일제 강점기에 활동한 대한적십자사 간호원들 일제에 대항해 대한민국 임시정부 산하의 대한적십자회에서 활동한 간호원들. ‘K.R.C’(Korean National Red Cross)와 ‘대한적십자회’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기념 촬영을 했다. 대한적십자사
1920년 대한민국 임시정부 산하에 대한적십자회를 두고, 적십자 간호원 양성소를 설립해 본격적으로 간호원들을 배출하고 독립군을 지원했다. 당시 스위스 국제적십자위원회에 보낸 서류에는 대한적십자회의 독립과 설립에 대한 각서 뿐만 아니라 일본에 대한 대한적십자회의 투쟁 등의 내용이 담겨 있었다. 대한적십자사는 일제의 만행을 알리기 위한 영문 화보집도 제작해 외국에 배포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또 “척박한 의료 현실 속에서 의학도들은 3·1독립운동에 가장 적극적으로 참여했다”면서 “체포된 학생들 가운데 경성의전 학생들이 가장 많았다”고 말했다.

콜레라 대항...주민들 모여 민간 최초의 감염병원 설립
효자동 피병원 설립
효자동 피병원 설립 1920년 9월 5일자 동아일보에 ‘효자동 피병원 금일부터 개원 괴질환자를 수용’이라는 제목과 함께 ‘시내 효자동, 옥인동, 창성동 외 부근 다섯 동네가 협력하여 500여호 발기인과 여러 유지가 열심히 운동한 결과 효자동에 피병원(격리병원)을 설치하고 4일 병원 설비와 검사까지 마쳐 5일부터 괴질환자를 수용하여 치료를 시작한다’는 내용의 기사가 실렸다.
당시 콜레라 대유행 속에서 주민들이 자체적으로 조합을 결성해 만든 최초의 사립 격리병원 ‘효자동 피병원’도 소개했다. 1920년 9월 설립된 효자동 피병원은 당시 콜레라가 극심한 상황에서 우리 국민이 갈 만한 격리병원이 마땅치 않자, 서울의 효자동·청운동 등 8개 동 주민 대표들이 기금을 모아 만든 병원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병원에서는 양약과 한약을 병행하고, 의사와 간호사 모두 우리나라 사람으로 고용해 우리 식 식단과 치료를 제공했다. 이후에도 민간을 중심으로 우리 국민을 위한 독자적인 감염병 격리병원 설립을 위한 모금이 이어졌고, 이후 세브란스병원에 전염병동을 마련하는 계기가 됐다.

문 대통령은 “조선인이 지은 병원에서 조선인 의사와 간호사, 한의사가 전력을 다해 환자를 치료했다”면서 “오늘의 코로나 상황 속에서 보면 우리 스스로 우리 환자를 돌보려 했고, 우리 스스로 의료체계를 갖추려 했던 선대들의 노력이 참으로 가슴 깊게 다가온다”고 강조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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