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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별장·사생아’ 의혹에 대규모 시위…美 이어 유럽도 비판(종합)

‘푸틴 별장·사생아’ 의혹에 대규모 시위…美 이어 유럽도 비판(종합)

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입력 2021-01-25 17:51
업데이트 2021-01-25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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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 알렉세이 나발니가 푸틴 대통령의 숨겨진 딸이 호화스러운 생활을 하고 있다며 폭로했다. 2021.1.24  AP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 알렉세이 나발니가 푸틴 대통령의 숨겨진 딸이 호화스러운 생활을 하고 있다며 폭로했다. 2021.1.24
AP 연합뉴스
러시아 전역서 ‘나발니 석방’ 촉구 시위 번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인 야권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귀국 이후 푸틴의 별장과 숨겨진 딸 의혹을 연이어 제기하면서 러시아 전역에서 ‘나발니 석방’ 시위가 번지고 있다.

미국이 이 시위를 지지하며 러시아 정부의 시위대 체포를 규탄한 데 이어 유럽 국가들도 러시아를 강력 비판했다.

러시아 당국은 즉각 “내정간섭”이라며 반발했다.

24일(현지시간) 미 정치매체 더힐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국무부, 대사관 등에 이어 정치권에서도 속속 러시아의 ‘나발니 석방’ 시위를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나섰다.

미 국무부 “러, 시위대에 가혹한 수단 동원”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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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발니 지지 시위자 연행
나발니 지지 시위자 연행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 알렉세이 나발니를 지지하는 시위가 23일(현지시간) 러시아 전역에서 벌어진 가운데 모스크바에서 경찰이 한 시위 참가자를 연행하고 있다. 2021.1.24
AP 연합뉴스
미 국무부는 23일 발표한 성명에서 “미국은 이번 주말 러시아 전역 도시에서 시위대 및 언론인을 상대로 가혹한 수단을 동원한 것을 강력하게 비판한다”고 밝혔다.

러시아에서는 토요일인 23일부터 나발니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가 전역으로 번져나가 수만명이 참가하고 수천명이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시위 규모를 놓고 외신보도와 러시아 당국의 발표가 엇갈리고 있는데, AFP통신은 모스크바에서 약 2만명,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1만여명이 각각 시위에 참여했다고 전했다.

정치범 체포를 감시하는 비정부기구(NGO) ‘OVD-인포’에 따르면 모스크바에서 1398명,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526명 등 러 전역에서 시위자 3521명이 체포됐다.

미국 국무부는 이어 러시아 당국의 나발니 체포 및 평화 시위 억압이 “시민 사회와 자유를 한층 더 제한하려는 조짐”이라고 지적하고 “인권 수호를 위해 동맹 및 파트너와 연대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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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도 나발니 지지 시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도 나발니 지지 시위 러시아 전역에서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 지지 시위가 23일(현지시간) 벌어진 가운데 상트페테르부르크 도심에서 경찰과 시위대가 충돌하고 있다. 2021.1.24
AP 연합뉴스
모스크바 주재 미 대사관도 러시아 압박에 가세했다.

레베카 로스 대변인은 같은 날 트위터 계정에 “우리는 러시아 38개 도시에서 일어난 시위와, 평화적 시위 참가자 및 언론인 체포에 대한 보고를 주시하고 있다”면서 “미국은 평화로운 시위 및 표현의 자유에 대한 모든 이들의 권리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 당국이 내린 조치는 이들을 억압한다”면서 “평화 시위대 및 언론인을 체포하는 러시아 당국은 발언의 자유 및 평화 집회를 억압하려는 활동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정치권에서도 하원 외교위 공화당 간사인 마이클 매콜 의원, 벤 새스 공화당 상원의원 등이 비슷한 입장을 밝혔다.

유럽도 러시아 비판 가세…EU 차원 제재 목소리도
러시아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 공항에 17일(이하 현지시간) 도착한 뒤 입국심사대에서 경찰에 체포된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가 부인 율리아와 함께 독일 베를린 외곽 쇼에넨펠트 공항에서 모스크바행 여객기에 몸을 실은 뒤 촬영한 사진이 인스타그램에 게재됐다. 인스타그램 캡처 AP 연합뉴스
러시아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 공항에 17일(이하 현지시간) 도착한 뒤 입국심사대에서 경찰에 체포된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가 부인 율리아와 함께 독일 베를린 외곽 쇼에넨펠트 공항에서 모스크바행 여객기에 몸을 실은 뒤 촬영한 사진이 인스타그램에 게재됐다.
인스타그램 캡처 AP 연합뉴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유럽연합(EU) 차원의 대러시아 제재 부과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회원국 사이에서 나온다고 보도했다.

장이브 르드리앙 프랑스 외교부 장관은 “용납할 수 없는 모욕”이자 “권위주의로의 전락”이라고 비난했다.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 역시 “(충돌을 피할) 유일한 방법은 국제법을 준수하도록 압박하는 것”이라면서 EU에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를 부과하라고 촉구했다.

유럽의회 제1당인 유럽국민당(EPP)의 만프레드 베버 대표도 독일 언론과 인터뷰에서 “러시아 지도부가 급히 확산하는 시위를 재빨리 해치우려고 수천명을 체포하는 건 용납할 수 없다”라며 EU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최측근의 금융거래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EU 27개 회원국 외무 장관은 회의에서 나발니의 구속에 관해 논의할 예정이다. EU 외교수장 격인 조셉 보렐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다음 단계 조처”가 회의에서 논의될 것이라고 밝혀 제재 부과 가능성을 시사했다.

유럽의회는 지난 21일 나발니 체포에 대응해 독일과 러시아 간 천연가스관 건설 사업인 ‘노르트스트림2’ 완공 중단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하기도 했다.

러시아 “내정간섭…혼란 원하겠지만 불가능”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외곽의 기온은 약 -20도(화씨 4도)까지 떨어진 가운데 얼음물에 몸을 씻는 정교회의 입욕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외곽의 기온은 약 -20도(화씨 4도)까지 떨어진 가운데 얼음물에 몸을 씻는 정교회의 입욕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러시아 측은 즉각 반발했다.

푸틴 대통령 대변인인 드미트리 페스코프는 24일 성명을 통해 미 당국자들의 발언은 러시아에 대한 내정 간섭이며 러시아인의 불법을 부추기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또 나발니 측이 최근 ‘푸틴의 궁전’이라며 의혹을 제기한 것과 관련 혼란을 계속 일으키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는 이익이 되겠지만 그들이 원하는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 호화별장 및 숨겨진 딸 의혹 제기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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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팀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소유라고 폭로한 흑해 연안 별장 전경. 구글맵 캡처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팀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소유라고 폭로한 흑해 연안 별장 전경.
구글맵 캡처
야권 지도자인 나발니는 푸틴 대통령을 비판해온 상징적 인물로, 지난해 8월 독극물 중독 증세로 혼수상태에 빠졌다가 독일에서 치료를 받고 이달 17일 귀국했다.

귀국 즉시 체포된 나발니는 이후에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푸틴 대통령의 호화 별장 의혹을 폭로하는 영상을 공개하고, 푸틴의 숨겨진 딸 의혹도 제기했다.

지난 21일(현지시간) 나발니는 일부 매체가 푸틴이 내연녀와의 사이에서 낳았다고 지목한 루이자(17)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공개했다.

엘리자베타로도 알려진 이 소녀는 구찌 마스크를 쓰고 다니면서, 팬데믹(대유행) 상황에서 술을 마시는 모습을 공개했다.

또 입생로랑, 보테가 베네타, 샤넬, 발렌티노 등 명품 브랜드 애호가임을 알 수 있었다고 이를 보도한 매체들은 전했다.

영국에서 학교를 다닌 10대와 춤추는 장면도 있어 이 소녀가 영국에서 교육을 받았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고 영국 일간 더선은 덧붙였다.
푸슈킨 광장 가득 메운 러 시위대
푸슈킨 광장 가득 메운 러 시위대 23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푸슈킨 광장에서 시민들이 모여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의 석방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날 러시아 전역에서 벌어진 시위에서 3000명 이상이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모스크바 AP 연합뉴스
러시아 탐사보도 매체 ‘프로엑트’(Proekt)에 따르면 루이자는 푸틴 대통령이 전처인 루드밀라와 이혼하기 전인 2003년 태어나 그동안 가명으로 살아왔다.

모친은 올해 45세인 스베틀라나 크리보노기크라는 여성으로, 로시야뱅크 주주사의 지분과 여러 부동산을 보유한 1억 달러의 자산가라고 이 매체는 주장했다.

공식적으로 알려진 푸틴 대통령의 자녀는 마리야(35)와 카테리나(34) 두 딸이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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