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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범죄를 쫓다

“잘못된 진실 바로 잡아야”…‘이춘재 사건’ 피해자들 진실규명 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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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ㅣ 수정 : 2021-01-25 14:12 사회 섹션 목록 확대 축소 인쇄
25일 오전 서울 중구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춘재 연쇄살인 사건 중 8차 사건의 범인으로 몰려 20년 동안 억울한 옥살이를 했다가 최근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윤성여(왼쪽 세 번째)씨가 발언하고 있다. 기자회견 뒤 피해자 및 유가족은 이춘재가 저지른 총 14건의 살인사건에 대한 총체적인 진실규명을 요구하는 신청서를 제출했다. 2021.1.25 연합뉴스

▲ 25일 오전 서울 중구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춘재 연쇄살인 사건 중 8차 사건의 범인으로 몰려 20년 동안 억울한 옥살이를 했다가 최근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윤성여(왼쪽 세 번째)씨가 발언하고 있다. 기자회견 뒤 피해자 및 유가족은 이춘재가 저지른 총 14건의 살인사건에 대한 총체적인 진실규명을 요구하는 신청서를 제출했다. 2021.1.25 연합뉴스

이춘재 연쇄살인 사건의 범인으로 몰려 억울하게 옥살이를 한 피해자와 경찰의 인권침해 수사 및 사건 은폐로 피해를 입은 고인의 유족들이 과거 공권력의 반인권적 행위를 조사해달라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에 조사를 신청했다.

이춘재 사건 중 8차 사건의 범인으로 몰려 20년 동안 옥살이를 한 윤성여씨와 이춘재가 저지른 ‘초등생 실종사건’의 피해자 고 김현정(당시 8살의 초등학교 2학년 학생)양의 아버지, 그리고 이춘재 사건 중 9차 사건 용의자로 몰렸던 당시 19살 윤모군의 친형은 25일 서울 중구 진실화해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춘재 사건 피해자 및 유족들과 함께 진실화해위에 진실규명을 신청한 김칠준 법무법인 다산 대표변호사는 “이 사건 발생 당시 진범(이춘재)이 안 잡힌 상태에서 (경찰에) 용의자로 불려가거나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던 피해자들은 그동안 억울한 사정을 호소하지도 못했다”면서 “이춘재 사건의 일차적인 피해자는 이춘재의 범행에 희생된 피해자들과 그들의 가족들이지만, 아무런 잘못도 없는데 용의자와 피의자로 조사를 받았던 사람들도 이 사건의 피해자들이다. 지난 30년 동안 묻혔던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이제는 (이 사건 당시 공권력의) 인권침해를 조사하고 정리할 때가 됐다”라고 말했다.

지난달 재심 선고공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윤성여씨는 이날 “(경찰의) 잘못된 관행을 바로 잡기 위해 이렇게 참석했다”면서 “잘못된 진실들을 모두 앞으로 바로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춘재 8차 사건은 1988년 9월 경기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에서 당시 13세 중학생이 살해된 사건이다. 윤씨는 이듬해인 1989년 경찰의 고문에 의한 허위 자백으로 구속돼 기소된 다음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1990년 5월 대법원에서 무기징역형을 최종 확정받았다. 이후 윤씨는 2000년 8월 20년형으로 감형을 받고 2009년 8월 출소했다.
이춘재 연쇄살인 사건의 피해자인 고 김현정 학생의 아버지가 25일 오전 서울 중구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에서 피해자들을 대표해 이춘재가 저지른 총 14건의 살인사건에 대한 총체적인 진실규명을 요구하는 신청서를 제출하기 위해 진실화해위 민원실로 들어서고 있다. 2021.1.25 연합뉴스

▲ 이춘재 연쇄살인 사건의 피해자인 고 김현정 학생의 아버지가 25일 오전 서울 중구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에서 피해자들을 대표해 이춘재가 저지른 총 14건의 살인사건에 대한 총체적인 진실규명을 요구하는 신청서를 제출하기 위해 진실화해위 민원실로 들어서고 있다. 2021.1.25 연합뉴스

영화 ‘살인의 추억’에서 다룬 9차 사건(1990년)의 용의자로 몰렸던 피해자 윤모군의 친형은 “동생이 구치소에서 독방 생활을 3개월 하면서 허위 자백을 했다가 풀려났다. 그리고 풀려나자마자 1년도 채 안 돼서 암이 발병해 7년 동안 치료를 받다가 (1997년) 사망했다”면서 “이번 진실규명을 통해서 앞으로 억울한 피해자들이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당시 윤모군은 경찰서에 연행돼 조사 과정에서 구타, 전기고문 위협 등 각종 가혹행위를 당하고 허위 자백을 했다.

1989년 7월 화성 태안읍에서 발생한 ‘초등생 실종사건’은 경찰이 수사 과정에서 피해자 고 김현정양의 유류품과 시신 일부를 확인했지만 이를 은폐한 것으로 최근 확인됐다. 이 사건은 단순 실종사건으로 분류돼 오다가 이춘재가 2019년 경찰 조사에서 자신이 저지른 범행이라고 뒤늦게 자백했다.

고 김현정양의 아버지는 “30년 동안 아이가 실종됐다고 생각하고 살아갔지만 아이 엄마는 아이가 언제 돌아올지 모른다며 만날 문을 열어 놓고 살았다”며 “경찰이 사건을 은폐하면 (범인을) 누가 잡아요, 세상에!”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지금 이 사건이 공소시효가 지났다고 처분이 안 된다는 게 말이 되나”라며 “경찰이 은폐한 사건은 공소시효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진실화해위에 1986년부터 1991년까지 화성과 충북 청주 일대에서 발생한 이춘재 사건 당시 용의자로 몰린 피해자들이 허위 자백을 하게 된 경위, 이춘재의 살인 범행 피해자의 사체 은닉·증거 인멸 과정 등 당시 수사 전반에 걸쳐 구체적 진실을 밝혀달라고 요청했다.

재심 전문 변호사로 알려진 박준형 변호사는 “이춘재 8차 사건 재심을 통해 윤성여씨가 무죄 판결을 받아 정의가 실현됐다고 할 수 있지만 이춘재 사건 총 14건 중 13건은 아직 진상규명이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1986년부터 1991년까지 발생했던 14건의 연쇄살인 사건 수사 과정에서 2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용의선상에 올랐다. 그 중 적잖은 사람들이 반인권적인 수사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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