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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육상의 미래 ‘라이언 킹’ 비웨사 다니엘 가사마

한국 육상의 미래 ‘라이언 킹’ 비웨사 다니엘 가사마

최영권 기자
최영권 기자
입력 2020-10-21 15:00
업데이트 2020-10-21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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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육상의 미래’ 비웨사 다니엘 가사마가 지난 20일 경북 예천공설운동장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부장관기배 전국시도대항육상경기대회 200m에서 우승한 뒤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 임하고 있다.  예천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한국 육상의 미래’ 비웨사 다니엘 가사마가 지난 20일 경북 예천공설운동장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부장관기배 전국시도대항육상경기대회 200m에서 우승한 뒤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 임하고 있다.
예천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한국 육상에도 남자 100m에서 9초대를 기록하는 선수가 나올 수 있을까. 한국 육상의 미래 ‘라이언 킹’ 비웨사 다니엘 가사마(17·원곡고)가 “제일의 목표는 태극마크를 다는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비웨사는 지난 20일 경북 예천공설운동장에서 열린 문체부장관기 전국육상대회에서 남고부 200m 경기에서 22초 69로 맨 먼저 결승선을 밟았다. 그는 전날 남고부 100m 결승에서 10초79로 1위를 기록하며 올해 세번째 우승을 거두기도 했다.

비웨사는 아직 성인 선수를 위협할 정도는 아니지만 성장 속도가 놀랍다. 본격적인 훈련을 시작한지 불과 1년 10개월만에 고교 정상에 섰다. 지난해 4월 생애 최초로 출전한 전국대회인 춘계중고육상대회에서 100m 11초14를 기록했지만 올 8월 추계중고육상대회에서 100m 10초69로 기록을 단축시켰다.

그를 지도하는 김동훤 원곡고 코치는 “비웨사의 발전은 아직 극히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며 “발목 힘이 타고났다. 단거리 육상에 필요한 속근육과 잔근육이 잘 발달돼 있으며 회복력이 뛰어나다”고 했다.
‘라이언 킹’ 비웨사가 지난 20일 경북 예천공설운동장에서 열린 문체부장관기 전국육상대회 남고부 200m 경기에서 맨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뒤 숨을 고르고 있다. 예천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라이언 킹’ 비웨사가 지난 20일 경북 예천공설운동장에서 열린 문체부장관기 전국육상대회 남고부 200m 경기에서 맨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뒤 숨을 고르고 있다.
예천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2003년 경기도 안산에서 태어난 비웨사는 콩고 출신 이주민 부모에게 타고난 신체 능력과 멋진 이름을 물려 받았다. 그에게 이름 뜻을 묻자 “비웨사는 놀라운 것을 보여주는 사람이라는 뜻이고, 가사마는 사자”라며 “합치면 라이언 킹, 위대한 사자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렇지만 비웨사는 태어나서 지금까지 쭉 경기도 안산에 살아 온 토종 한국인이다. 부모님과 콩고 모국어인 불어로 말하지만 그에게는 한국어가 모국어다.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된장찌개’라고 했다.

2018년 정부 당국으로부터 모친의 귀화가 받아들여지면서 비웨사가 엘리트 육상 선수로 성장할 길도 열렸다. 대한민국 국적으로 대한육상연맹에 선수 등록이 가능해지면서 체육 특기생으로 원곡고에 진학해 체계적인 훈련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2018년 동계훈련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담금질을 시작했다.
한국 단거리 육상 유망주 비웨사가 지난 20일 경북 예천에서 열린 문체부장관기 대회 남고부 200m 경기를 마치고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 임하고 있다. 예천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한국 단거리 육상 유망주 비웨사가 지난 20일 경북 예천에서 열린 문체부장관기 대회 남고부 200m 경기를 마치고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 임하고 있다.
예천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비웨사의 신체 성장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178cm였던 키는 1년 새 181cm로 자랐고, 몸무게도 59kg에서 62kg로 늘었다. 김 코치는 “신체조건이 완성되고 앞으로 4~5년 뒤 선수로서 기량이 무르익을 것 같다”며 “김국영 선수의 한국 기록을 넘을 때쯤 100m 9초대 진입도 가능할 것 같다”고 했다.

앞으로 자신을 보며 코리안 드림을 키울 이민자 가정 출신 선수들에게 한마디 해달라고 하자 비웨사는 “하고 싶은 게 있다면 자신이 증명하는 것밖에는 길이 없는 것 같다”는 다소 냉정한 대답을 내놓았다. 이는 부모님의 걱정 어린 반대, 아프리카계 한국인을 바라보는 한국인들의 시선을 딛고 나아가고 있는 자신을 향한 말이기도 했다.

그는 “제일의 목표는 태극마크를 다는 것”이라며 “나중에는 김국영 선수의 기록을 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예천 글·사진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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