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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인 집콕 줄인다던 2018 靑 간담회는 쇼였다”

“발달장애인 집콕 줄인다던 2018 靑 간담회는 쇼였다”

고혜지 기자
고혜지 기자
입력 2020-10-19 23:14
업데이트 2020-10-20 0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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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블랙-발달장애인 가족의 눈물<3>] 2년 전 靑 다녀온 김신애씨의 울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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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9월 청와대에서 열린 발달장애인 초청 간담회에서 중증복합 장애인 김유진(23)씨의 손을 맞잡고 있다. 오른쪽 위는 어머니 김신애씨. 김신애씨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9월 청와대에서 열린 발달장애인 초청 간담회에서 중증복합 장애인 김유진(23)씨의 손을 맞잡고 있다. 오른쪽 위는 어머니 김신애씨.
김신애씨 제공
“대통령이 지시했는데 안 통했나 봐요”
성인 발달장애인 활동 지원 2.2% 그쳐
방과후 활동 가능 청소년도 7000명뿐

발달장애인들은 2018년 9월 청와대의 ‘발달장애인 평생케어 종합대책’ 발표 후 집 밖을 나설 수 있었을까. 2년이 흐른 지금 대다수의 발달장애인과 가족은 사회로부터 유리된 삶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의 위험은 이들의 ‘집콕’ 고립을 더 심화시켰다.

청와대는 당시 영빈관으로 발달장애인 가족들을 초청해 “집에 있는 발달장애인 비율을 일반 장애인만큼 획기적으로 낮추겠다”(26%→2%)며 보건복지부와 교육부 등 3개 부처가 참여한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발달장애인의 생애주기별 맞춤형 지원을 대선에서 공약했던 문재인 대통령은 “그동안 우리 사회가 얼마나 따뜻하게 마음을 보여 주었는지 반성이 든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하지만 그 자리에 참석했던 김신애(51)씨는 19일 “2년 동안 체감할 수 있는 변화가 하나도 없다. 청와대가 냉엄하게 쇼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중복장애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씨는 지체장애와 뇌병변 장애를 동시에 가진 김유진(23)씨를 돌보고 있다.

김씨는 “경북 울진에는 성인 중증복합장애인에 대한 서비스가 그때도 지금도 여전히 없다”며 “문 대통령께서 발달장애인 가족들 앞에서 신경 쓰라고 직접 지시했는데 대통령 말도 힘이 없나 보다”고 했다.

발달장애인의 ‘집콕’은 여전히 제자리다. 지난해 말 기준 전국에 등록된 발달장애인 24만 1614명 가운데 문재인 정부의 대표 서비스인 ‘주간활동서비스’(성인 대상)와 ‘방과후활동서비스’(청소년 대상)의 수급자 규모는 턱없이 적다. 성인 대상자 17만 8680명 중 2.2%인 4000명이 올해 주간활동서비스 수급 목표다. 방과후활동서비스도 전체 2만 7515명의 학생 중 7000명 정도만 가능하다. 이종성 국민의힘 의원이 밝힌 2015년 이후 올해 8월까지 수립된 발달장애인의 개인 지원 계획 건수는 총 5807건(중복 포함)에 그쳤다. 중앙 1곳, 지역 17곳에서 운영되는 발달장애인지원센터의 5년간 전체 건수로, 극심한 인력 부족에 따른 결과다. 발달장애인법상 법정 인원을 채우지 못한 센터도 울산, 세종, 제주 3곳에 달한다. 내년 전국 발달장애인지원센터 운영 예산은 올해보다 3억원 늘어난 69억원이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2020-10-2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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