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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색깔이 뭐길래… 새 당색에 막힌 김종인

도대체 색깔이 뭐길래… 새 당색에 막힌 김종인

이근홍 기자
입력 2020-09-22 18:04
업데이트 2020-09-22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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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의총서 또 당색 결론 못 내
일부 의원들 ‘해피핑크’ 지지하며 반기
그동안 참았던 영남 주류 폭발 분석도
김종인, 당색·경제 3법 ‘리더십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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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국민의힘의 새 당색 결정이 22일에도 불발됐다. 취임 후 지금껏 순항해 온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체제가 당색 결정을 둘러싼 현역 의원들과의 불협화음으로 시험대에 오른 모양새다.

국민의힘은 이날 화상 의원총회를 열고 새 당색으로 빨강·노랑·파랑을 혼용해 사용할지, 현재 ‘해피핑크’를 유지할지 논의했지만 뜻을 모으지 못했다. 비대위가 지난 14일 보수·중도·진보의 색을 모두 아우르겠다는 의미로 혼용색 안을 제시한 이후 총 네 차례나 공식 발표가 미뤄진 셈이다. 최형두 원내대변인은 “찬반 의견이 있었고 최종적으로 의원들의 의견을 반영해 권한 있는 곳(비대위)에서 결정하도록 하자는 게 잠정 결론”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변화를 강조하며 혼용색을 앞세웠지만 당명, 정강정책 개정 때도 크게 반대하지 않았던 의원들이 이번에는 각을 세웠다. 의원 및 당협위원장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해피핑크를 지지하는 의견이 가장 많이 나왔고, 일부 의원은 해피핑크에 ‘승리의 색’, ‘나를 당선시켜 준 색’이라는 의미까지 담으며 김 위원장에게 반기를 들었다. 이 과정에서 그동안 김 위원장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 온 주호영 원내대표까지 나서 비대위원들에게 반대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색 논란을 기점으로 미묘한 당내 기류 변화도 감지된다. 특히 이번 당색 결정 과정에서 드러난 혼란은 당명·정강정책·당색 변경에 이어 ‘공정경제 3법’(상법·공정거래법·금융그룹감독법 개정안) 처리까지 자신의 뜻을 관철하려고 하는 김 위원장에 대한 노선 투쟁과 그동안 잠잠했던 영남 주류 세력들의 당권 투쟁 등이 응축된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 중진 의원은 “총선 패배 직후에는 당 수습이 최우선 과제였기 때문에 되도록 김 위원장 뜻을 따르자는 분위기였지만 최근 김 위원장이 공정경제 3법 처리까지 주도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을 두고는 ‘너무 나갔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며 “현역 의원들은 지역구와 지지자들을 의식한 정치활동을 할 수밖에 없는데 김 위원장이 지나치게 자신의 주장만 앞세우면 반발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기싸움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모습이다. 그는 의총에서 의원들을 향해 “여러 의원 생각에 비대위가 마음에 들지 않을 수도 있지만 현재 비대위가 무엇 때문에 존재하는지 인식해 달라”며 “총선 패배로 느낀 긴장감과 위기를 잊지 말길 다시 한번 당부한다”고 경고했다. 원내 의원들과의 의사소통에 대한 문제 지적에는 “내가 의원 한 명 한 명을 일일이 찾아다녀야 소통이 되는 것이냐”고 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2020-09-23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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