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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권력기관 개혁 동력, 여권 내 공정성 회복서 찾아야

[사설] 권력기관 개혁 동력, 여권 내 공정성 회복서 찾아야

입력 2020-09-21 20:34
업데이트 2020-09-22 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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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개혁, 권력비리 방어막 안 돼
공수처장 임명, 야당 협조 필수적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국정원·검찰·경찰 등 권력기관 개혁 2차 전략회의를 주재하면서 “권력기관 개혁 완결을 위해 더욱 매진해 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입법 사항은 국회와 긴밀히 협조하고, 입법이 이뤄진 사안은 조속히 시행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날 회의를 통해 검찰의 권한을 축소하는 검찰 개혁안과 자치경찰제 도입의 경찰 개혁안, 대공 수사권 폐지 등의 국정원 개혁안 등을 담은 형사소송법·경찰청법·국정원법 개정안 등을 이번 정기국회에서 우선 처리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권력기관 개혁의 원칙은 과도하게 집중된 권한을 분산해 상호 견제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다. 그동안 우리 검찰은 기소독점권과 기소편의주의가 결합된 무소불위 권력을 행사했으나 권력 남용에 대한 견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이를 개혁하자는 것인데 검경 수사권 조정 등을 이해당사자들의 갈등과 야당의 반대로 논의조차 못 하는 것은 국회가 직무유기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무엇보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시행 2개월이 지나도록 초대 공수처장이 공석인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문 대통령이 이날 회의에서 “야당의 협조를 위해 힘을 내 달라”고 주문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아울러 검찰개혁 국회 심의 과정에서 자칫 사각지대에 놓일 수 있는 국민 인권 보호 문제에 대해 보다 충실한 보완 작업이 반드시 필요하다.

검찰개혁이 시대정신을 반영하고 있음에도 살아 있는 권력의 비리 의혹 수사를 막는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귀담아들어야 한다. 아무리 좋은 취지라도 그 과정에서 민심의 동의를 얻지 못하면 정책으로서 성공하기는 어렵다. 그런 차원에서 민주당이 야당의 반대를 무산시키기 위해 국회에서 공수처장을 임명하도록 하는 공수처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이는 정도는 아니다. 여당이 독주하는 식으로 개정안을 처리한다면 오히려 검찰개혁의 정당성과 당위성을 훼손할 수 있다.

국정원의 경우 21년 만에 대외안보정보원으로의 명칭 추진과 함께 국내정치 참여를 엄격히 제한하는 개혁안을 추진중이다. 국내정치 개입은 반드시 근절돼야 하지만 대공수사권 삭제와 관련해 국회 논의과정에서 혼란을 최소화하는 후속 조치를 논의할 필요가 있다. 권력기관 개혁은 현 정부가 내세우는 공정사회 실현을 제도화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국민이 체감하는 공정을 실현하려면 추진 주체인 여권 내부의 불공정 의혹에 대해 국민 눈높이에 맞는 단호한 대처가 필요하다.

2020-09-22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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