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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범죄를 쫓다

[단독] 코인빗 시세조작 ‘비밀의 숲’… 본사 외 별도 사무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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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ㅣ 수정 : 2020-09-04 01:57 암호화폐 범죄를 쫓다 섹션 목록 확대 축소 인쇄

경찰 거래량·시세조작 결정적 증거 입수

가상 계정으로 가짜 원화 입금 내역 찍어
데이터에만 존재하는 돈으로 거래 조작
실시간 거래자 매수·매도 주문량 파악해
시세 차익 가장 높은 시점에 코인 거래

사무실 존재 숨기려 2년간 5차례 이사
직원들도 ‘저쪽 사무실’로 부르며 보안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가 지난달 26일 압수수색한 서울 강남구의 코인빗 본사. 경찰은 실소유주 최모(48) 회장의 한남동 자택과 서울 모처의 최 회장 비밀 사무실도 같은 날 압수수색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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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가 지난달 26일 압수수색한 서울 강남구의 코인빗 본사. 경찰은 실소유주 최모(48) 회장의 한남동 자택과 서울 모처의 최 회장 비밀 사무실도 같은 날 압수수색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암호화폐거래소 코인빗의 실소유주 최모(48) 회장이 유령 계정으로 거래량을 부풀리고 코인 시세를 조작하기 위한 본사 외 별도의 비밀 사무실을 운영해 온 것으로 3일 확인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달 26일 코인빗 본사뿐 아니라 최 회장의 한남동 자택과 서울 모처에 존재한 비밀 사무실도 압수수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코인빗의 거래량과 시세 조작을 담당한 일명 ‘마켓 메이킹(MM)팀’이라는 비밀 조직을 가동해 왔다. 코인빗 본사 밖 별도의 사무실 공간을 마련해 2~4명이 교대로 상주하는 방식으로 24시간 운영됐다.

수사 당국에 비밀 사무실의 존재를 고발한 핵심 제보자에 따르면 ‘MM’팀은 이른바 입출금 내역이 존재하지 않는 ‘허무인(虛無人·현실에 존재하는 것처럼 꾸며진 가상 인물) 계정’들을 거래소1에서 사용해 비트코인 등을 실제 거래한 것처럼 가짜 원화 입금 내역을 찍어냈다. 계정당 수억원이 허위로 기재됐으며 단기간 거래량을 부풀리기 위해 초당 수십건의 자동거래 기술도 활용됐다. 이 제보자는 “다른 거래소들도 일정 규모의 자전거래를 하곤 하지만 코인빗은 데이터상에만 존재하는 돈으로 코인을 거래하는 조작 행위를 저질렀다”고 비판했다.

MM팀은 시세 조작을 통한 차익도 실현했다. 단기간 급격한 시세 변화를 보이는 거래소2의 ‘가두리 코인’(입출금이 지원되지 않는 코인)들의 특성을 이용했다. 제보자는 “실시간으로 각 코인 거래자들의 매도·매수 주문량을 파악해 시세 차익이 가장 높은 매수 주문시점에 특정 코인들을 매도하는 방식으로 천문학적인 돈을 벌었다”고 했다. 최 회장과 비밀팀이 코인빗 일반 이용자들의 매수·매도 패를 다 들여다보고 거래했다는 설명이다.

최 회장은 비밀 사무실의 존재를 감추기 위해 최근 2년간 5차례나 이사했으며 극소수의 팀장급 직원들도 ‘저쪽 사무실’이라고 지칭하며 각별히 보안에 신경을 쓴 것으로 전해졌다. 그 역시 본사 회장실보다는 주로 이 사무실에 머물렀다.

경찰은 최 회장이 불법 거래의 증거물 상당 부분을 비밀 사무실에 보관하고 거래 데이터도 국내 사법권이 미치지 않는 해외 유명 클라우드 서버에 저장한 사실을 파악했다. 광수대 역시 비밀 사무실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는 데 애를 먹었다는 후문이다. 제보자는 “마치 첩보영화처럼 비밀 사무실을 운영하며 수사망을 피했기 때문에 경찰도 압수수색 집행을 치밀하게 준비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서울신문은 코인빗 측에 해당 의혹에 대한 반론을 요청했으나 답하지 않았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2020-09-04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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