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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웃자고 한 것” 장애인 머리에 쇼핑백 끈…학대 판결

“서로 웃자고 한 것” 장애인 머리에 쇼핑백 끈…학대 판결

김채현 기자
김채현 기자
입력 2020-08-10 18:11
업데이트 2020-08-10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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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수치심 느낄 행위”…벌금 700만원

장애인의 머리에 쇼핑백 끈을 올리며 장난친 혐의를 받는 사회복지사에 대해 1심 법원이 유죄를 선고했다.

10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형사7단독 유창훈 부장판사는 장애인복지법 위반 혐의를 받는 한모(37)씨에게 지난 6월 11일 벌금 700만원을 선고했다.

서울 장애인보호작업장에서 사회복지사로 근무하던 한씨는 지난 2018년 3월 12일 지적장애 3급인 A(36)씨의 머리에 쇼핑백 끈 다발을 올려놓고 장난을 친 혐의를 받는다.

그는 다른 장애인 근로자에게 “여러분 A씨 어때요”라고 말하며 웃음을 유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의 사진을 찍고 A씨로 하여금 스스로 눈을 찌르고 우는 시늉을 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씨는 “A씨 머리에 끈 다발을 올린 적은 없으며 눈을 찌르고 우는 척하도록 했으나 원래 종종 하던 행동으로 서로 웃자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유 부장판사는 “피해자가 평소 거짓말을 하는 성격이 아니라는 주변인들의 진술과 당시 녹음자료 등을 들어볼 때 피고인이 (머리에) 끈을 놓은 게 맞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피해자는 일관되게 무척 창피했다고 진술하고 있으며 객관적으로도 수치심을 느끼게 하는 행위가 분명하다. 피고인은 피해자에 대해 정서적 학대행위를 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 유 부장판사는 “죄질 자체가 좋지 못하고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하고 있다. 다만 학대의 정도가 중하지는 않고 오랜 기간 사회복지사로 별다른 문제 없이 근무한 점을 감안했다”고 밝혔다.

한편 한씨는 판결 당시 사회복지사를 그만 둔 상황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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